"녹음기에 막말 학대 들통난 그 초등교사, 자격 박탈해달라"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09.17 05:33  수정 2021.09.17 03:03

초등학교 3학년 아이에게 "최고 나쁜 어린이"라고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등 아동학대를 한 초등교사의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MBC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3 아이에 '최고 나쁜 어린이'라며 망신을 주고 따돌린 담임교사 자격 박탈과 구속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해당 초등교사와 관련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 같이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해당 교사는 광명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30대)로, 지난 15일 10살 제자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입건됐다.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A씨는 김재민(가명) 군을 유독 몰아세우고 망신을 주며 다그쳤다. 이 사실은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이 어느 순간부터 소변을 못 가리고 악몽을 꾸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아이의 옷 속에 몰래 넣은 녹음기를 통해 드러났다.


녹음된 음성에 따르면 A교사는 재민 군에게 "숙제 했어 안 했어? 받아쓰기 썼어 안 썼어?… 아무것도 안 한다고 시위하고…"라며 면박을 준다. 재민 군이 울자 달래기는커녕 "더 울어, 재민이 더 울어. 우리 반 7번은 김재민 아냐"라고 다그친다. 재민 군이 "선생님, 7번 하고 싶어요"라고 하자 교사는 "7번 없어. 재민이 다른 반이야"라고 냉정하게 말하기도.


ⓒMBC

또한 이 교사는 이동 수업을 할 때 아예 재민 군을 혼자 빈 교실에 남겨두고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재민아, 선생님은 스포츠실 수업하러 갈게. 재민이 알아서 해. 선생님 몰라"라고 했다. 재민 군은 서글프게 울면서 홀로 남겨졌다.


게다가 반 친구들 앞에서 재민 군에게 "자, 여러분들, 3개월 동안 297번 거짓말 치면 거짓말쟁이 아니에요? 수업도 안 했고요, 받아쓰기 아예 보지도 않았고요, 받아쓰기 아예 쓰지도 않았어요"라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도 했다.


교사는 결국 언성까지 높이면서 "뭐 하는 거야, 지금! 너 우리 반 아니잖아, 나갔으니까! 이제 우리 반 아니야, 선생님 몰라"라고 한다. 재민 군은 이날 수차례 울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돌아와 다시 혼나길 반복했다.


재민 군의 부모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면이 있었지만 학교를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3학년이 된 뒤 두 달쯤 지나서부터 갑자기 소변을 못 가리고 악몽을 꾸는 아들을 이상하게 여겨 재민 군 옷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보냈고 결국 이 모든 상황을 알게 됐다. 재민 군 부모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교사를 신고했다. 기관은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교사는 오히려 "허락 없이 수업을 녹음한 건 교권침해"라고 주장했고, 학교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민 군의 어머니는 "가해 교원이 피해 교원이 돼버린 거죠. (아동학대 녹취는) 판례에 따라서 합법인데, 이런 상황을 다 말했음에도 불구하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저희가 전학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밝게 다시 웃고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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