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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미국도 전략적 인내?…"자력갱생" vs "조건없는 대화"


입력 2021.09.10 11:26 수정 2021.09.10 11:2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국무부, 조건 없는 대화 관련

北 호응 여부 "알려줄 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북한이 정권수립 73주년(9월9일)을 맞아 정규군을 제외한 열병식을 개최하며 자력갱생 의지를 거듭 피력한 가운데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평행선을 유지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개최한 열병식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지만, 열병식 개최에 대해선 물론 알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목표를 위한 외교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에 대해 적대의도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며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촉구하며 '공은 북한에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제안은 확실히 유효하다"고도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이 포착됐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와 관련해선 "우리의 목표(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대화와 외교의 시급한 필요성을 부각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 전경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미국 국무부 전경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北, 美 태도 바뀔 때까지 내부단속"
최고인민회의서 김정은 메시지 나올까


북한이 미국 압박용 전략무기 공개 대신 내부결속용 열병식을 개최함에 따라 '북한식 전략적 인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역시 이렇다 할 유인책 없이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북미대화가 단기간 내 진전을 이루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북한은 정권수립 73주년이었던 9일 자정부터 '민간·안전무력'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열병식에는 수해복구 현장에 투입됐던 평양시당원사단종대와 자력갱생·자급자족에 힘쓰고 있는 경제 분야 인력,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된 보건성 인력 등이 행진을 이어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행동을 한다 해도 미국이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북한이 판단한 것 같다"며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핵문제가 밀려났다는 점을 "북한도 읽어낸 것"이라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도 가능성이 보일 때 전략무기도 선보이고 '건드리면 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낸다"며 "미국이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우리도 전략적 인내로 가자"는 것이 북한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태도를 바꿔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자"는 것이 북한의 속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이 오는 28일 개최키로 한 최고인민회의에선 △시·군 발전법 △청년교양보장법 채택 △인민경제계획법 수정보충 △재자원화법집행 검열감독정형 △조직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하반기 경제 성과 달성을 독려하고 청년 사상전 등 내치 이슈 집중할 가능성이 높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 메시지 발신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2019년 4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한 바 있다. 다만 이후 3차례(19년8월·20년4월·21년1월) 진행된 회의에는 모두 불참했다.


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 정권 73주년 기념 열병식이 진행된 가운데 평양 주민들이 거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 정권 73주년 기념 열병식이 진행된 가운데 평양 주민들이 거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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