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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옮겨지는 뮤지컬, 공연계 IP 활용 새 가능성 열릴까


입력 2021.09.06 08:00 수정 2021.09.05 19:3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창작 뮤지컬 '차미' 드라마로 제작

대본 개발 올해 안에 마무리...내년 드라마 편성 계획

작년 초연한 뮤지컬 ‘차미’가 16부작 드라마로 제작된다. 제작사 페이지1과 스튜디오레드, 오로라미디어가 함께 공동제작에 나섰다. ‘차미’의 드라마화가 주목을 받는 건, 국내에서 창작 뮤지컬을 드라마로 만드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페이지1 ⓒ페이지1

그간 뮤지컬계는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 소설, 웹툰 등 다른 장르의 IP를 활용해 무대로 옮기는 비중이 컸다. 뮤지컬 안의 작은 장르로, ‘무비컬’ ‘드라마컬’ 등의 용어가 생겨난 것도 그 영향이다.


물론 뮤지컬 역시 다른 장르의 원천 IP로 활용되는 경우는 있었다. 뮤지컬 ‘김종욱찾기’와 ‘형제는 용감했다’(영화 제목: ‘부라더’)가 영화로 만들어졌고, 뮤지컬 ‘영웅’도 윤제균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또 뮤지컬 ‘투란도트’는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 더 무비’로 제작했다.


뮤지컬은 이미 상업성과 대중성이 검증된 장르로, 영화를 넘어 드라마 제작자들까지도 뮤지컬을 원천 소스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는 콘텐츠 플랫폼의 확장도 큰 몫을 한다.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은 물론 최근 넷플릭스·웨이브·티빙·카카오TV 등 OTT가 등장함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란 분석이다.


제작사 페이지원 관계자는 “드라마 플랫폼의 증가는 콘텐츠 필연적으로 드라마 제작 편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드라마화가 가능한 소재들을 찾게 된다”며 뮤지컬 ‘차미’의 드라마 제작은 이 같은 외부 환경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플랫폼이 증가했어도, 좋은 콘텐츠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번 ‘차미’의 드라마화가 결정된 것도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를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개발돼 2017년과 2019년 두 번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약 4년여간 체계적인 무대화 과정을 거친 후 지난 2020년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초연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창작 뮤지컬의 경우 서양의 원작 또는 소재를 가지고 만들거나, 현재 우리 삶 속에서 소재를 찾아 만든다”면서 “물론 전자가 훨씬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작품들은 배경상 드라마로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차미’는 스마트폰과 SNS가 삶에 일부가 되었다는 점과 SNS 상에서 자신을 꾸미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런 설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고 ‘차미’가 드라마로 기획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창작 뮤지컬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시도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 ‘차미’가 성공적인 성적까지 낸다면 창작 뮤지컬 IP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기획 단계, 즉 출발 단계다. 아직은 창작뮤지컬이 드라마화 된 첫 사례라고는 말하긴 이르지만, 계획대로 된다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한국인이 주인공이고, 동시대의 이야기이며, 독특한 소재의 창작 뮤지컬을 드라마 업계에서 주목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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