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캠프 김성식 본부장 행보는 어디로?

김지영 기자

입력 2012.11.26 18:15  수정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 거취 '관심 집중'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지난 23일 공식적으로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그간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참모진들의 향후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김성식 전 공동선대본부장과 이태규 전 미래기획실장 등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중도적 색채가 짙었던 안 전 후보와 달리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은 진보적 색채가 뚜렷해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의 합류가 향후 불협화음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단일화 협상 당시 문 후보측은 안 전 후보측 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이 전 실장이 새누리당 출신인 점을 문제삼은 바 있다.

그래선지 정치권에선 "김 전 본부장과 이 전 실장 등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의 선대위 합류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문 후보측은 '국민연대' 선대위 구성을 제안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 입당을 하지 않고도 선거운동을 도울 수 있도록 안 전 후보측을 배려한 것이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인문카페 창비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 합의안에 따라 새정치공동선언을 위한 실무팀 첫 회의가 문 후보측 정해구 실무팀장과 안 후보측 김성식 실무팀장(사진 오른쪽)을 비롯한 실무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자료 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 전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직접 민주당에 입당하는 형태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국민연대' 선대위를 구성한다고 하지 않느냐"며 "그럴 경우 안 전 후보 캠프 인사들이 합류하기는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실장은 통화에서 “아직 안 전 후보가 올라오지도 않은 상황에 가겠다, 안 가겠다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안 전 후보가 결정하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전 본부장과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민주당 출신인 박선숙·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측 선대위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 전 본부장은 지난 24일 본부장단들 주재로 열린 캠프 회의에서 “지금부터는 더 열심히 뛰어야 할 때”라며 “야권 단일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본부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유민영·정연순 전 대변인과, 박인복 전 민원실장, 김형민 전 기획실장, 한형민 전 공보실장, 이원재 전 정책기획실장, 하승창 전 대외협력실장 등 실장급 인사들은 안 전 후보의 결정에 따라 행보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실장급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긴 하겠지만, 실장급 이상 관계자 대부분은 안 전 후보의 결정에 따라 향후 거취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개별적으로 합류해서 의미가 있겠느냐. 일단 후보가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후보 본인이 움직이면 나머지는 다 움직이는 상황이다. 급하게 서두르거나 늦추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민주당 사람들이 최근 정치하는 게 공학적이고 형식적이다. 무조건 반대해버린다. 정치라는 게 일도양단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안 전 후보의 거취와 별도로 공동선대위에 합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와 별도로 변호사와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의 일부 관계자는 현업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제 생업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이밖에 안 전 후보가 신당 창당 등의 방법으로 정치활동을 이어갈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수차례 정치인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던 안 전 후보가 대선 이후 세력을 조직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캠프 관계자들이 안 후보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안 전 후보 캠프에는 전국적으로 포럼 형태의 조직이 갖춰진 상태고, 이를 기초로 독자세력이 만들어질 수 있어 안 전 후보의 세력을 조직화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안 전 후보 사퇴 직후 “안 후보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 전 후보가 정치활동을 이어갈 경우 실무진뿐 아니라 다수의 포럼 관계들도 안 전 후보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한편 안 전 후보의 선거 캠프는 오는 27일 해단식을 끝으로 활동이 마무리된다. 임대계약은 다음달 20일 만료되지만 해단과 동시에 철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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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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