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 ‘광유전학’ 개척 다이서로스·헤게만·나겔 3인 공동 수상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0.05 20:08  수정 2026.10.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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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과 우울증, 시력장애 치료 등 연구에 활용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 3인. 왼쪽부터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피터 헤게만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 노벨위원회/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빛을 이용해 생체 조직이나 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관찰하는 융합 기술인 ‘광유전학’(optogenetics)을 개척한 3인의 연구자에게 공동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살아있는 뇌에서 기억·감정·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를 빛으로 켜고 끄는 기술인 광유전학을 개척하고 발전에 이바지한 칼 다이서로스(54)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피터 헤게만(71)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73)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빛으로 신경세포를 움직이게 하는 ‘광유전학’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는 살아 있는 뇌에서 개별 신경세포의 활동을 켜고 끌 수 있는 광유전학의 개발로 이어졌다”며 “현재 전 세계 연구실에서 뇌의 비밀을 밝히는 데 쓰이고 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광유전학은 유전공학과 광학기술을 결합해 살아있는 동물 모델에서 특정 뇌세포 또는 뇌 회로의 기능을 빛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빛에 반응하는 이온채널과 같은 광감응성 단백질을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특정 뇌세포에 발현시키면,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해 해당 신경세포군 혹은 뇌 회로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


헤게만 교수는 녹조류가 빛을 향해 움직이는 원리를 연구하다가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 유전자인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을 발견했다. 나겔 교수는 그 유전자를 동물세포에 넣어 빛을 받으면 열리는 이온채널이라는 사실을 처음 증명하고 채널로돕신이라고 명명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채널로돕신을 포유류 신경세포에 넣어 빛으로 뇌세포를 켜고 끄는 ‘광유전학’을 실현하고 뇌 회로와 행동 연구의 표준 도구로 발전시켰다.


그동안 뇌가 감정과 행동, 신체 기능을 어떻게 관장하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20세기 들어 학계는 뇌의 어느 영역이 어떤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사용된 연구 방법으로는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과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광유전학은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게 하면서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자들이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이 기억이나 감정,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층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광유전학 덕분에 뇌의 특정 회로가 기억·공포·불안·중독·수면 등 어떤 행동과 연결되는지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활용해 파킨슨병과 우울증 등 신경·정신 질환을 연구하고 시각 장애 환자의 시력을 되살리려는 치료 연구에도 쓰이고 있다.


ⓒ 노벨위원회/연합뉴스

노벨상은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을 거쳐 12일 경제학상까지 모두 6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발표된다. 올해 노벨상 상금은 지난해보다 100만 크로나 늘어난 12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원)이며, 세 명의 공동 수상자가 균등하게 나눠 받는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학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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