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세 반대 청원 또 5만명…정부는 ‘요지부동’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14 13:51  수정 2026.09.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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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폐지 청원 이어 또 국회 회부 요건 충족

정부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원칙 지켜야”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정경제부

내년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미뤄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올해 5월 가상자산 과세 폐지 청원도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 회부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심사로 이어지지 않은 가운데 또다시 과세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반면 정부는 국내외 거래소의 과세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며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1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기준 5만1024명의 동의를 얻어 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이 청원은 동의 종료일인 오는 20일을 엿새 앞두고 목표 인원인 5만명을 넘어섰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에 정식으로 접수돼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상임위는 청원을 소위원회에 넘겨 심사한 뒤 전체회의에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국회가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본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이송할 수 있다.


다만 5만명의 동의를 얻어도 곧바로 법률이나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공개된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도 8일 만에 5만명을 넘어 최종적으로 5만8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지만 현재까지 위원회 회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소위원회 회부와 심사 등 후속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청원까지 다시 5만명을 넘어서면서 가상자산 과세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는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입법 논의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한 셈이다.


청원인은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해 과세 인프라와 관련 산업을 정비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과세가 시행되면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과 매출이 감소해 법인세수가 줄고, 투자자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원인은 “유예는 세금을 걷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2년간 제도와 산업을 정비한 뒤 제대로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 가운데 기본공제 25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효세율은 22%다.


2027년 발생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첫 신고와 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하지만 정부는 추가 유예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검토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 기본원칙에 따라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과세 인프라도 시행이 어려울 정도로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국내 거래소 이용자는 가상자산사업자가 국세청에 제출하는 거래명세서를 통해 세원을 포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며 “해외 거래소 이용자 역시 해외금융계좌 신고와 국가 간 정보교환체계인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등을 통해 과세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 간 거래를 이용한 탈세 가능성은 인정했다.


그는 “해외·개인 간 거래로 수익을 은닉하는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과세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과세 인프라로 수집되지 않는 거래도 탈세 제보나 자금출처 조사 과정에서 가상자산 양도·대여 사실이 확인되면 과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거래소 자료만으로 투자자의 전체 거래내역과 취득가액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내외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간 가상자산의 이동 경로를 하나로 연결하기 어려운 데다 CARF도 참여국과 정보교환 시점이 달라 시행 초기부터 모든 해외 거래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이용한 거래는 과세자료 확보가 어려워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신고와 세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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