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게 권혁빈, '사상 최대' 2.5조 재산분할…법원 "혼인 파탄 책임 양측 동일"(종합)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09.09 15:27  수정 2026.09.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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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혼인관계 회복 어려워"

주식 현물분할…권 CVO 지분 65% 유지

항소 여부는 판결문 검토 후 결정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 이모씨의 이혼소송 1심에서 법원이 이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산분할 비율은 이씨 35%, 권 CVO 65%로 정해졌다. 권 CVO는 이씨에게 스마일게이트 지분 35%와 현금 6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9일 오후 2시 권 CVO와 이씨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1심 판결을 선고했다. 이씨가 2022년 11월 소송을 제기한 지 약 4년 만이다.


재판부는 장기간 이어진 갈등과 관계 회복 가능성 등을 살핀 결과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혼인 파탄 책임은 양측 모두에게 있으며 책임 정도도 동일하다고 봤다. 이에 이혼 청구는 인용했지만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판결이 열린 서울가정법원 503호.ⓒ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재산분할의 핵심은 스마일게이트 주식이었다. 재판부는 이씨가 과거 스마일게이트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비상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점, 장기간 가사와 육아를 맡은 점 등을 들어 회사 성장에 이씨의 직·간접적인 기여가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 성장 과정에서는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봤다. 여기에 창업 초기 이씨 원가족의 경제적 지원, 혼인 기간과 양측의 나이·직업·소득·경제력 등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이씨 35%, 권 CVO 65%로 정했다.


스마일게이트 기업가치는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했다. 게임회사는 다른 업종보다 무형자산과 미래 현금창출력이 기업가치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판단이다. 감정평가 기준일 전에 4개 자회사가 합병된 점도 반영해 통합된 상태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재산분할 방식이다. 35%의 몫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면 권 CVO가 마련해야 할 현금은 약 2조55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권 CVO의 순자산 약 7조3375억원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가 약 7조1049억원으로 96.8%를 차지한다. 현금성 자산보다 비상장주식에 재산이 집중된 구조다.


재판부는 권 CVO가 주식을 팔지 않고서는 수조원의 현금을 마련하기 어렵고, 비상장주식은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처분 비용과 세금도 발생한다고 봤다. 반면 이씨에게 지분 35%를 분할해 넘기는 방안에 대해선 "권 CVO가 65%를 보유해 지배권을 잃을 위험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나누고, 이씨 몫 가운데 부족한 부분인 650억원만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는 이씨로 지정됐다. 권 CVO는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매월 200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


스마일게이트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자세한 판결문을 검토하고 의뢰인과 협의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비롯해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등을 보유한 국내 대표 게임사다. 특히 크로스파이어라는 장수 흥행작에서 나온 안정적인 수익과 외부 주주의 영향이 적은 비상장 지배구조는 회사가 상대적으로 긴 호흡의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토대로 평가된다.


7년여에 걸쳐 대규모 개발비를 투입한 '로스트아크'가 대표적이다. 서비스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익구조(BM)와 장기간의 콘텐츠 투자를 이어왔다. 권 CVO가 이사장을 맡은 사회공헌(CSR) 재단 '희망스튜디오'는 미래세대와 게임 이용자가 참여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꾸준히 확대했다. 단기 실적과 외부 주주의 수익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단독 지배 경영 환경이 장기 투자 기조를 뒷받침해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지분 분할로 인해 전처 이씨가 2대주주로 올라섬에 따라 향후 회사 경영을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이 생겼다. 변화가 불가피해진 지배구조 속 스마일게이트의 중장기 사업 환경 역시 달라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선고는 이혼과 재산분할에 관련한 1심 판결인 만큼 양측 결정에 따라 상급심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아직 항소 여부는 미정이다. 권 CVO측 변호인은 재판 직후 "자세한 판결문을 검토해보고 의뢰인과 협의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판결에 대해 "대주주의 개인사에 관해 회사가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종전과 다름없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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