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키 팬밋업 행사 티켓에 정가 넘는 양도 가격
아레나 채우는 팬미팅…문체부는 일반적 팬미팅 제외 안내
해외 허위 매물·우회 거래 대응과 소비자 보호 과제
수만 명을 모으고 대형 무대 장치와 신곡 공연까지 선보이는 아이돌 팬미팅에 정가를 크게 웃도는 티켓 양도 가격이 붙고 있다. 콘서트에 버금가는 유료 관람 행사로 치러지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반적인 팬미팅을 공연법상 암표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28일 암표 규제를 강화한 개정 공연법이 시행된 가운데 팬미팅의 실제 모습과 법 적용 범위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
오는 12~13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라이즈의 데뷔 3주년 팬미팅 ‘채널 라이즈 : 온 에어’(Ch. RIIZE : ON AIR)는 전석 12만 1000원이다. 그러나 8일 검색 결과에 노출된 번개장터 양도글에는 13일 103구역 티켓의 가격이 최대 115만원으로 제시됐다.
팬과 생일을 함께 보내는 행사도 웃돈이 붙었다. 23일 서울 명화라이브홀에서 열리는 샤이니 키 생일파티 ‘키덜트 클럽’(KEYdult Club) 정가는 7만 7000원이다. 하지만 최근 번개장터 게시글에는 D구역 1열을 15만원에 양도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가보다 약 2배 높은 가격이다.
번개장터에서 라이즈의 팬미팅 ‘채널 라이즈 : 온 에어’ 좌석이 거래되는 모습. ⓒ번개장터
팬미팅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팬덤 문화다. 하지만 아이돌이 선보이는 행사의 규모와 구성이 달라지면서 콘서트와 같은 대형 공연장을 채우면서도, 기념일을 함께 축하하고 평소 보기 어려운 무대를 만나는 경험을 더한다. 콘서트를 관람한 팬에게도 별도로 표를 구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엔시티 드림(NCT DREAM)은 8월 22~23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데뷔 10주년 팬미팅 ‘더 스위트 드림 호텔’(THE SWEET DREAM HOTEL)을 열었다. 멤버들이 호텔리어가 돼 팬을 VVIP 손님으로 맞는 형식으로 ‘츄잉껌’(Chewing Gum)과 ‘마지막 첫사랑’, ‘고래’ 등의 인기 무대와 함께 팬 요청 챌린지를 결합했다.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팬미팅은 음악 무대와 연출 자체가 관람의 이유가 됐다. 지난 3~4월 주말 동안 네 차례 열린 여섯 번째 공식 팬미팅 ‘스테이 인 아워 리틀 하우스’(STAY in Our Little House)는 집들이 콘셉트의 토크·게임과 함께 신곡 ‘별, 빛’(STAY) 무대를 처음 선보였고, 멤버들은 배 모형 리프트를 타고 상층 관객 가까이 이동했다. 기존 유닛곡의 멤버 조합을 바꾼 무대도 마련했다.
이처럼 음악 공연과 팬 교류를 결합한 행사가 커졌지만 암표 규제는 법에서 정한 공연의 범위만 따른다. 공연법 제2조 제1호는 음악·무용·연극 등 예술적 관람물을 실연하는 행위를 공연으로 정의하면서 ‘상품 판매나 선전에 따르는 공연’은 제외한다.
샤오홍슈에 올라온 엑소 콘서트 프리미엄 티켓. ⓒ샤오홍슈
규제 대상을 정하는 문제에 더해 해외 판매 경로에서 실제 거래를 확인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문체부는 법 시행을 앞두고 “해외 플랫폼까지 개정 법령 적용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고포상금 제도와 모니터링 강화로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해외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국내 콘서트 티켓에 고액의 웃돈을 붙인 판매글이 확인된다. 중국 SNS 샤오홍슈에는 11월 6~8일 엑소 서울 콘서트의 정가 19만 8000원짜리 티켓에 약 200만원을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에도 국내 사업자에 상응하는 수준의 모니터링이나 관리 협조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국내 플랫폼에만 관리가 집중되면 거래가 다른 경로로 옮겨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굿즈 등에 티켓을 끼워 팔거나 별도 메시지로 가격을 협의하는 방식도 거래 내용과 금액을 파악하기 어려워 소비자 피해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팬에게 팬미팅은 돈을 내고 아티스트의 무대를 보며 특별한 시간을 함께하는 자리다. 이러한 공연의 실질을 반영해 법 적용 기준을 분명히 하고 판매 경로가 달라져도 판매자와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팬미팅의 규모와 콘텐츠에 맞춰 관객을 보호하는 기준도 구체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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