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요구 호르무즈 통행료 척당 450억원…“무슨 날강도냐”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7.14 14:57  수정 2026.07.14 15:05

유가 80달러·200만배럴 유조선 기준 산출

이란 통행료 최대 200만 달러의 15배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유타주 남부의 '베어스 이어스 국가 기념물' 지정을 축소·수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안전보장 통행료 명목으로 선적된 화물의 20%를 받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초대형 유조선 기준 통행료가 척당 3000만 달러(약 4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막는 미국의 봉쇄 조치를 다시 발동하면서 미국이 이 “해협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성의 차원에서 미국은 운송되는 모든 화물에 대해 20%의 비율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가 어느 정도 돈인지는 유가와 유조선 규모를 대입하면 금방 가늠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안팎으로 초대형 유조선은 원유 200만배럴가량을 실을 수 있다. 화물 가치가 1억 6000만 달러에 이르는 만큼 여기에 20%를 적용하면 한척이 해협을 한 번 지날 때마다 3000만 달러를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런 요금을 “날강도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금액은 그동안 이란이 받아온 통행료와 비교해도 훨씬 큰 액수다. 이란은 그간 사안별로 항해 회당 최대 200만 달러를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금액이 이란의 15배에 달하는 셈이다. 백악관은 이 요금을 어떻게 걷을 것인지, 걸프 지역의 우방국들에 미리 알렸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내놓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시 전 세계 원유·가스 물동량의 20%가량이 지나는 길목이다. 살얼음판 같던 휴전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다툼은 미국과 이란 모두에 사활이 걸린 문제로 여겨진다.


이란도 즉각 반응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적으로 옳은 말”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쪽이 그 대가를 보상받아야 한다”면서도 “20%는 너무 많다. 우리는 공정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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