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수했는데 재선거?…오세훈 흔든 장동혁발 '선거소청' 파장 어디까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6.16 23:00  수정 2026.06.17 06:50

張, 거취 압박 동력 될지는 미지수

"대꾸할 가치 있나…이젠 관망 모드"

당과 거리 둔 吳도 비판 가세했지만

세력 부재에 영향 못 미친단 관측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재선거 절차를 밟기 위한 전국 6개 지역 선거소청 제기로 당이 또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현실화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 속에서 거취 압박을 피하기 위해 '선거소청' 카드를 꺼냈다는 의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 정치와 거리를 둔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목소리를 내면서, 장 대표의 선택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장 대표는 16일 오후 잠실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 게이트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경기장 내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체육회 관계자들을 철수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기장 내 사무실에 들어가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들의 업무 물품을 가져오는 방안에 대해 현장 시위 참가자 다수의 동의를 얻었지만, 시위 참가자 1명의 반대로 불발되자 상황 종료를 알린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경찰이 12일째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경기장에 강제 진입을 시도한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곧바로 현장을 찾았다. 그는 정부·여당을 향해 "우선 해야 할 것은 강제 해산이 아니라 재선거와 특검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답하는 것"이라면서 "무도한 강제 진입 시도에 대해 시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장외 투쟁에 집중했지만, 당내에선 전날 의결된 '선거소청'을 두고 반발이 이어졌다. 앞서 장 대표 소집으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선 서울·경기·인천·울산·부산·전남광주 등 투표지 부족 투표소에 대해 선거 결과에 영향이 있었는지를 심사로 가려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의결한 바 있다.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결정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소청 기간이 오는 17일인 탓에 정점식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갈등은 선거소청 목적을 두고 불거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속한 증거보전 및 참정권 훼손 행위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공정 선거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믿음 아래 소청 제기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공직선거법 등에 기반해 심사해 달라는 취지라는 것이다.


실제 의결 과정에 참석한 양향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재선거를 단정한 결정이 아니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법과 절차에 따라 확인해 달라는 결정"이라면서 "정치적 의도가 스며들 수 없는 결정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다만 장 대표가 '전국 재선거'를 언급하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당내 따르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당시 선거소청 논의 과정에선 전면 재선거를 할지, 서울시장 선거를 배제할지 등이 언급됐다고 한다. 논의 끝에 결국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선거 공정성이라는 원칙에 따라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일어난 인천·경기·부산·광주전남·울산·서울 지역을 포함해 재선거를 소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청은 시작일 뿐, 목표는 분명하다. 전국 재선거다"라면서 현행법상 실현이 어려운 '전국 재선거'를 언급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장 대표의 발언은 최고위 의결 내용과 다른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내 일부에선 장 대표가 정치적 입지를 살리기 위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을 겨우 사수한 오 시장의 당선 정당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거취 문제를 돌파하려는 모양새가 이어지자 반발은 커지고 있다. 당내 개혁파인 대안과미래 소속 김용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 시장의 선거 승리를 부정하며 보수를 분열시키는 장동혁 리더십에 끌려 다닐 이유가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6월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법적·제도적·정치적으로도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거취 문제 때문에 급하게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사안으로 오 시장 입지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장 대표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정 대표의 잇따른 흔들기에 더 이상 참지 못한 모양새다. 그동안 '재선거' 주장엔 선을 그으며 진상규명과 선거 관리 시스템 개혁 메시지만 강조했지만, 선거소청까지 벌어지자 견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 대표가 거취 문제로 재선거 카드를 꺼냈다고 보는 만큼, 메시지 수위도 더욱 높였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당 지도부는 과연 국민의 시대에 부응하고 있나"며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재선거 소청에 대한 서울시장 입장 발표 영상까지 공개해 "당내의 흔들리는 리더십, 당내의 빈약한 입지를 의식한 다분히 정략적인 이용이라고 많은 사람이 평가한다"고 평가절하했다.


오 시장까지 등판할 정도로 '선거소청' 논란은 확대되고 있지만, 당내 일부에선 장 대표의 거취를 압박할 정도로 파장이 이어지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 대표의 거취 문제가 장기화된 탓에 이젠 관망 모드로 전환됐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의원은 "어차피 이젠 임기 정해놓고 다들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선거소청도 무덤을 파고 있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거취 문제가 하루이틀 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장 대표는 재선거 관련 이슈를 계속 이어가야 하고, 오 시장 입장에선 유력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상태니 목소리를 내야 할 순간이 온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장 대표가 거취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또다시 이슈 전환을 시도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쏟아지는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해 소위 물타기용으로 재선거 주장을 하는 것인데,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어서 추진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재선거 불씨를 키워서 이슈를 몰아감으로써 책임론을 뒷전에 밀리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잘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 입장에선 선거 과정에서 당대표 사퇴를 요구했는데, 장 대표가 '선거소청'으로 빠져나가려고 하고 나아가 불똥이 자기한테 튀는 상황이니까 빨리 그만두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오 시장이 당내 영향력과 기반이 없기 때문에 목청은 크지만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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