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책임져야"…개혁파, 장동혁 향해 공세 수위 최고조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6.10 04:30  수정 2026.06.10 04:30

개혁파 모임 토론회서 장동혁 사퇴 압박 분출

김재섭 "오세훈·장동혁 투샷 기피가 핵심 전략"

전문가 "리더십 붕괴로 공개 비판 나오는 것"

국민의힘 개혁성향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6·3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를 연 가운데 대안과미래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개혁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가 지방선거 결과를 사실상 '참패'로 규정하고,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패배 직후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공식 석상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한목소리로 분출하고 있다. 연일 투표용지 부실 사태를 고리로 '전국 단위 재선거론'을 펼치며 거취 논란과 거리를 두려는 장 대표 체제를 향한 사퇴 압박과 당내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이다.


대안과미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이 6·3 지방선거를 통해 준 명령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선거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소속 이성권, 김재섭, 우재준, 정연욱 의원을 비롯해 김도읍, 성일종, 정점식 등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까지 대거 참석해 선거 이후 당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대안과미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권 의원은 "국민의힘은 패배했다"며 "광역단체장 보궐선거와 국회의원 후보자 당선인 숫자가 몇 대 몇이라는 것을 가지고 정신승리적인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놔선 절대 안 된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의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번 선거에 대한 객관적이고 엄중한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전당적인 평가 토론회를 개최해야 함에도 전혀 하지 않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선거 평가를 맡은 김재섭 의원은 한층 더 강도 높은 공세를 펼쳤다. 그는 광역·기초단체장 및 시의원 의석수가 지난 지선에 비해 반대 구도로 뒤집힌 수치들을 제시하며 "이것은 간단하게 두 글자로 얘기해서 '참패'라고 부른다"고 목을 세웠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지도부의 성과로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 "장동혁 지도부가 서울 선거에 어떤 도움을 줬느냐를 따져보면 우리가 이겼다고 말하는 것은 민망한 일"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거리두기가 실제 선거 전략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선거 결과 내내 오 시장과 장 대표의 투샷이 안 보이게 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었다"며 "캠프 내에서도 우려가 많았고 만약 장 대표와 오 시장의 투샷이 잡히는 이벤트가 나오는 경우 그 자리에서 선대위원장을 사퇴하겠다는 말씀까지 드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과거 '윤어게인' 세력과의 결별, 그리고 중도지향적 보수 재건이라는 국민적 명령을 보여준 것"이라고 장 대표의 지지층 기조를 정조준했다.


다른 지역 의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대구 지역을 분석한 우재준 의원은 "추경호 후보가 승리했지만, 대구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것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라는 전제 하에 반성해야 한다"라며 "현장에서 느낀 것은 국민의힘 전체와 지역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굉장히 컸다는 점이다.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찍었고 과거에 천착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찍은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부산 지역 토론자로 나선 정연욱 의원 역시 "부산에서 선거를 뛰며 바닥 민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장동혁이 되면 안 되겠다'는 점이 압도적이었다"라며 "우리가 '공당'이라는 정치적 구호에만 매달려 실제 바닥 민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못했고, 장동혁 지도부도 이러한 평가와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한(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토론회에 분위기에 대해 "당연한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나는 (장동혁 대표가) 사퇴하라고 그동안 계속 얘기해 왔다"고 동조했다.


이 의원은 "생각은 물러나야 한다고 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다수의 의원이 있지만, 실제 의원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토론회가 사퇴 여론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결단할 사람인지 큰 기대를 못 하더라도 어쨌든 목소리는 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러한 공개 비판 속에서도 장 대표가 버티는 정국을 두고 "오 시장이 대표를 피해 다녔기 때문에 당선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공개적인 비판이 쏟아지는 것 자체가 리더십이 망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당내 거센 사퇴 압박 속에서도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재선거론'을 굽히지 않았다. 장 대표는 5억 9000만분의 1에 달한다는 특정 지역 사전투표 득표수 일치 사례 등을 판넬로 제시하며 선거 공정성 의혹을 적극 부각했다.


장 대표는 거취 논란에 선을 긋는 동시에 "국민의 참정권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전국 재선거밖에 없으며 드러난 것만으로도 사유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후보 사퇴 압박이냐는 질문에 "민주주의와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 유불리를 따지며 다른 정치적 해석을 붙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며 "여당도 대통령도 행동하지 않는 엄중한 상황에서 지금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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