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거수 경례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장기 봉쇄에 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는 대신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협상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열린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 운송을 차단하는 등 이란 경제와 원유수출 압박을 계속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 재개나 분쟁에서의 철수 등 다른 선택지들이 봉쇄 유지보다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과 외화 유입을 막아 핵 포기를 이끌어내겠다는 게 그의 구상인 셈이다. 미국은 현재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는 ‘역봉쇄’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사실상 차단하고, 경제 전반에 압박을 가하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WSJ는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겨냥한 고위험 전략으로 이란이 오랫동안 거부해 온 핵무기 포기를 강요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추후 핵 협상을 이어가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그는 이날 “봉쇄가 이란을 붕괴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를 양측 평화 합의의 핵심 조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릭 브루어 전직 미 정보당국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는 “이란의 제안은 핵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봉쇄 장기화는 원유가격 상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초래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당국자들은 미국이 전쟁도 합의도 없는 “냉전 같은” 교착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은 봉쇄 유지를 통한 압박 극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은 군사행동 강행을 통한 교착상태 타개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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