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11일 당무위서 비대위원장 선출
"주요 리더가 책임지고 헤쳐나가야"
지도부 사퇴, 창당 멤버 탈당 등 혼란 속
위기 극복 시험대…"후속조치 기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선다. 혁신당 지도부가 당내 성 비위 사건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함에 따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것으로, 당이 성 비위 문제에 대한 수습이 미흡했다는 오명을 벗어내고 당무 정상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11일 오후 당무위원회를 열어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비대위원장 단수 후보로 추천해 선출을 의결할 계획이다. 혁신당 의원들은 지난 7일부터 9일 오전까지 세 차례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오후 의총에서 이같은 의견을 모은 것이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조 원장이 지금 시기에 나서면 여러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들이 있었다"면서도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조 원장이 당의 주요 리더로서 책임지고 헤쳐나가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란 게 다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강미정 대변인이 당내 성비위 및 2차 가해 사건을 고발한 후 당은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황현선 사무총장과 이규원 사무부총장 등 고위 공직자 사퇴에 이어 지도부가 총사퇴를 발표했고, 조 원장의 측근이자 창당 멤버는 탈당을 결정하는 등 당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혁신당 창당 당시 창당준비위원장이었던 은우근 상임고문은 이날 페이스북에 탈당 및 상임고문직 사퇴를 밝히며 "성 비위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에 대해 매우 부당한 공격이 시작됐다. 멈춰달라. 새로 구성될 비대위나 당의 사무처에서도 신속하게 대처해 주시길 간곡하게 당부드린다"고 했다.
피해자 측은 혁신당이 꺼내든 '조국 비대위' 카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 여성위원회 고문이자 피해자 대리를 맡은 강미숙 변호사는 지난 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제3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라며 "조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그의 의견이 가장 우선시 될 텐데 그것보다는 좀 더 수평적인 구조로 제3자 위원장이 더 낫겠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성 비위 사태에 대한 '조국 책임론'도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이다. 조 원장은 수감 중 성 비위 사건을 인지했지만 출소 이후에도 피해자 지원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조 원장은 강미정 대변인의 성 비위 사건 폭로 및 탈당 후 페이스북에 "비당원인 내가 이 절차에 개입하는 것이 공당의 체계와 절차를 무너뜨린다고 판단했다"며 "가해자 제명 소식을 듣고,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조국 전 대표는 옥중에서 보고받았다는데, 사면·복권으로 나와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다 뒤늦게 '후회'한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건을 알고도 침묵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혁신당은 조 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현재 사태를 수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원내대표는 "비대위가 구성되면 조 원장이 성 비위 피해자를 만나 위로하고, 피해자 지원과 업무 복귀 등 후속 조치에 대한 협의를 충실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이 오는 11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계획 중인 가운데, 부득이하게 계획보다 앞서 조기 등판해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사태 수습 여부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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