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타운홀미팅서 두 차례 발언 봉쇄
과연 뭘 얘기하려 했기에?…간담회서 공개
감사와 함께 두타연 규제 설명하려 했었다
李 '접경규제해제 통큰모습' 기회 걷어찼나
이재명 대통령의 '강원 타운홀미팅'에서 두 차례나 발언 기회를 원천봉쇄당한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이 강원도까지 찾아준데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양구 '두타연' 설명에 덧붙여 이 대통령이 '통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주려 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김진태 지사는 15일 춘천 강원도청에서 도청 출입기자들과의 정기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도청 출입기자들의 관심은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했던 '타운홀미팅'에서 두 차례나 발언을 봉쇄당한 김 지사가 과연 그 때 무슨 얘기를 하려 했었는지에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그 전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선출권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접선출 권력'이 '간접선출(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김 지사는 150만 강원도민에 의해 직선된 '직접선출' 지사다. 그런데 타운홀미팅에서 '간접선출 권력'인 장관들보다도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도민의 대표인 김 지사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150만 도민의 촉각이 쏠릴 수밖에 없던 상황인 것이다.
정작 김 지사는 "(이 대통령께) 와주셔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이 강원도에 와서 지역 현안에 대해 경청하는 자리를 가진 만큼, 도지사로서 일단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날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이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접경 지역의 규제 해제를 시사한 만큼, 타운홀미팅에서 언급된 양구 두타연 문제를 계기로 이 대통령이 '규제 해제'의 통큰 모습을 부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타운홀미팅에서는 양구군에 소재한 두타연이 거론됐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양구 두타연을 가리켜 "훌륭한 관광자원"이라며 "안보 관광지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한참 강조를 했다.
감사인사 한마디도 못한 '선출' 단체장
'임명권력' 장관은 양구 두타연 길게 설명
"민통선 안이라 하루 출입인원 400명,
李 '검토하라' 했으면 도민 고마웠을 것"
이후 사회자가 최 장관이 한 말에 대해서 할 말이 있는지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이에 김 지사가 두타연이 관광 활성화가 되려면 이 대통령이 강조한 '접경지역 규제 해제'가 돼야 한다고 말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만약 발언권이 주어졌더라면) 그 얘기를 하려고 했다"며 "장관이 두타연을 소개해줘서 고맙다. 그런데 두타연이라는 곳은 민통선 안에 있어서 하루 출입인원이 400명으로 제한돼 있다고 설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규제에 묶여 있는데, 어떻게 관광자원으로 만들어내느냐"라며 "지금 마침 옆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께서 계시는데, (두타연의 1일 출입)인원수 제한을 완화하면 어떻겠느냐, 안 되시겠느냐, 이렇게 말하려고 했다"고 아쉬워 했다.
이 대통령은 그날 '타운홀미팅'에서 접경지역의 불이익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만약 이 대통령께서 그 자리에서 내 말을 듣고 국방부 장관에게 '검토해보라' 이렇게 말씀하셨더라면, 강원도민·양구군민께서 대통령에게 얼마나 고마워하셨겠느냐"라며 "그런 말을 못 꺼낸 것이 아쉽다"라고 쓴 입맛을 다셨다.
감사 인사와 지역 실정 설명, 그리고 이 대통령에게 규제 해제의 '통큰 모습'을 보일 계기를 마련해주려는 선의였음에도 원천봉쇄를 당한, 서러운 야당 광역단체장의 처지지만, 김 지사는 이러한 사안을 서면으로 충실히 작성해 대통령실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날 이 대통령은 두 차례나 직접 김 지사의 발언을 제지하면서, 타운홀미팅이 끝날 때 "할 말이 있으면 서면으로 대통령실에 제출하라"는 싸늘한 말을 남겼다. 그럼에도 김 지사는 150만 강원도민을 위해 "우리끼리 여기(도청)에서 얘기해서 뭣하겠느냐"라며 "할 말 많은 것을 서면으로 작성해서 대통령실에 제출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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