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수라 말하기 무섭다"…장동혁이 '보수 심장' 대구서 내놓은 해답은

데일리안 대구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8.07 04:05  수정 2025.08.07 04:05

6일 TK 찾아 정통 당심 저격 나선 장동혁

"부끄럽지 않은 보수 만들 것…함께 해달라"

"대가리 깨져도 소신…李정부 끝내겠다"

박정희 생가 찾아 "새마을운동 중흥 잇겠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저는 대구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제가 보수주의를 지향한다고 하는 정치적 의견을 내비치면 주변에서 '그러지 말라. 장사 안 된다'고 걱정 많이 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꿔주시겠는가."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장동혁 당대표 후보에게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서 대구에 사는 한 청년이 던진 질문이다. 대구·경북은 우리나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5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며, 항상 높은 보수세가 감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대구에서도 "나는 보수주의자"라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진 것이 8월 6일의 현실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4·4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 6·3 대통령 선거 패배로 이어지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었고 최근에는 전한길 씨로 대표되는 '극우화 논란'에 시달리며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지지한다"는 말은 경원시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질문은 들은 장동혁 후보의 눈은 오히려 더 빛났다. 확고한 철학으로 무장한 장 후보는 단 한 마디로 우리나라 보수를, 국민의힘을 이렇게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치란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그 중 보수는 자유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정치세력이다. 그 어떤 가치도 중요하지 않은 가치는 없다"며 "보수정치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국민의힘을 정말로 아껴서 오신 분이라면 함께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함께 해주신다면 여러분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게 보수 정치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과 같이 대구를 찾은 장 후보의 모든 발언과 정신은 '보수의 가치'를 되살리는 것에 집중돼 있었다. 장 후보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왜 당대표에 도전하느냐"는 또 다른 청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정치인은 '내 머릿 속에 무언가가 있으니까 만들어볼게'라고 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말을 듣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그걸 추진해서 만들어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치는 역풍을 순풍으로 만드는 예술이다. 있는 길에 코스모스를 심고 길거리에 휴지를 줍는 게 정치가 아니라 없는 길을 만드는 게 바로 정치"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대구를 방문해 자유우파 연합회원들과 만나는 모습(위쪽)과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이어 "그런 의미에서 '길이 안 보이는데 저걸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할 꺼야?'라는 질문이 나올 때가 비로소 정치인이 나서야 할 때"라며 "지금 국민의힘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보수 정치에 희망이 없어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갈지 보이지 않는다는 지금이야말로 정치가, 정치인이 나서야 할 때다. 그리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보수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여러분이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이뤄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이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장 후보는 "당대표가 됐을 때 어떤 보수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냐"라는 대구 거주 30대 IT 종사자 청년의 질문에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지금처럼 어떤 문제든, 이슈든, 주제든 소위 대가리가 깨지더라도 그냥 제 소신과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면서 싸워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그렇게 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이재명 정부를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장내를 가득 채운 대구 청년 30명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특히 장 후보는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당원을 두려워 않고 언론을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프레임이 씌워지면 움츠러들고, 눕고, 피하고, 도망간다"며 "나는 여전히 지금도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탄핵에 반대한 게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공수처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관저 앞에 간 것과 헌재의 불공정을 외친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41%의 지지율을 얻었다. 계엄도 탄핵도 윤석열 전 대통령도 있었고 전한길 씨도 지금과 같은 목소리 냈는데도 41% 얻은 것"이라며 "생각해보면 지금도 대선과 달라진 건 없는데 당이 갈라지고 있기 때문에 41%의 지지율이 17~18%가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공격이 들어오든 소신과 신념을 지키고 제대로 싸우고 돌파하는 국민의힘이 돼야 하고 그러려면 당대표부터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위쪽)과 대구시당을 찾아 대구·경북 당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장동혁 캠프

장 후보의 '정통보수 회복 프로젝트'의 롤모델은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중흥기를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대구를 찾기에 앞서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마을운동 중흥 그 뒤를 잇겠습니다. 다시 강한 대한민국"이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영정에 참배를 한 장 후보는 "맨 먼저 여길 찾은 건 지금 국민의힘이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해서다"라며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서려면 그 중심에 정통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있어야 한단 마음으로 맨 먼저 방문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뒤이어 열린 대구시당과 시의회에서 열린 대구·경북 당원, 기자, 시의원 간담회에서도 장 후보는 혁신을 통해 보수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의 통합에 대해서 말씀드리면서 쇄신이 먼저가 아니라 통합이 먼저라는 것은 내가 말한 취지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며 "우리 당의 쇄신은 필요하다. 그러나 쇄신은 왜 계엄이 있었는지를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장 후보는 "헌재 결정문에서도 나와 있지만 그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 줄탄핵, 줄특검 예산 폭거가 계엄 위반의 원인이 됐다"며 "그걸 유발한 민주당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는 건 당연한데 국민의힘도 제대로 민주당과 싸우지 못하고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돕지 못해 원인 중 하나를 제공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싸워야 될 힘을 민주당을 향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 갈등에 썼던 것이 우리가 쇄신해야 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