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李 자질부족 지적에 "女 할당 몫" 주장
친명서도 "교육 설계 큰 우려 없을 것" 엄호
"대통령에 부담 안돼"…첫 공개사퇴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서도 부정 여론 확산
더불어민주당이 '논문 표절' '자녀 불법 조기유학' 의혹을 받는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 처음 제기됐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도 자질 부족이라는 성토가 터져나오는 한편 "의혹이 대체로 소명됐다"는 엄호 기류도 여전하다.
민주당은 17일 이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데 대해 반박했다. 현재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문 표절, 자녀 불법 조기유학 논란에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불거지지만, 일단 주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이번주까지는 추이를 살피겠다는 분위기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당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 문제는 해명된 것 같다"며 "이공계는 교수가 주요 연구과제를 수주해오면 제자와 같이 연구할 때 교수를 제1저자로 하는 원칙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자녀 불법 조기 유학 논란에 이 후보자가) 사과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자질 논란과는 별개로 '여성 장관 할당몫'을 감안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초·중·고등학교 법정 수업일수 △유보통합 추진 주체 △AI 디지털 교과서의 법적 지위 등 교육계 현안에 대해 이 후보자가 답하지 못하며 여당 청문위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여성 할당몫을 앞세운 것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정책질의에 답변을 못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유능함이라는 인사 원칙에 부합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내각 구성시) 여성 최대 30%로 맞추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지만 (실제로는) 26.3% 정도 맞춘 것 같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서 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도 이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으로서 문제가 없다며 엄호에 나섰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실제 고등 교육을 담당했던 후보자"라며 "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이 된다면 충분히 업무 파악을 통해 국민 여론과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문제, 교육 절차 과정의 문제를 설계하는 데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민주당에서 이재명정부 1기 내각 후보자에 대한 공개 사퇴요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욱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이 후보자가 자진사퇴해야한다는) 생각,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으로 나오는 분이 제자의 오탈자까지 그대로 복사하는 논문, 아무리 이공계 논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적절치 않다. 개인적 생각으로 이 후보자가 대통령께 그만 부담을 줬으면(한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주로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같은 기류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이 후보자는) 현재 교육과정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어 보인다" "청문회 내내 실무진이 준비한 자료만 보고 답하는 모습에 실망스러웠다"는 등의 성토가 빗발치고 있다.
민주당의 우당(友黨)으로 꼽히는 조국혁신당은 '국민 면접에서 탈락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당사자 이름을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청문회 정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후보자와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재관 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 면접에서 탈락한 후보는 더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은 일부 후보에 대해 '장관 자격이 있나, 앞으로 장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국민 면접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개혁신당은 의혹과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후보자가 이재명정부 1기 내각에 입성할 경우, 국민의힘이 숨통을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대표권한대행은 CBS라디오에서 "강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야당들에게는 숨통이 트이는 일"이라며 "(이 후보자도) 일반적인 교육부 장관이었으면 이 정도면 이미 낙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모두를 미국에 조기 유학을 보내고 한국의 공교육에 대해서 신뢰도 보내지 않았던 인물이 대한민국 공교육을 총괄한다는 것은 국민 감정에 맞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검증과 비판이 가능했다면 이런 사람들은 애초에 후보가 못 됐을 것이고, 지금처럼 배 째라는 식으로 버티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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