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상황실 속 안철수, '이재명 확정' 순간도 홀로 자리 지킨 이유는…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6.04 00:11  수정 2025.06.04 00:15

출구조사 발표 후 상황실 지킨 안철수

"역사적인 순간이니 계속 지켜봐야,

패자가 수용하면 그 때 승자가 나오는 게 도리인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의원이 3일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21대 대선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선 공중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대선 개표상황실이 텅 비었지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 이목이 집중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순간에도, 안 의원은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보겠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상황실을 지킨 것이다.


3일 오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문수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39.3%로 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1.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나경원 의원, 윤재옥 선대위 총괄본부장, 김기현·최보윤 의원, 양향자 전 의원 등 당 지도부는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발표 직후 김용태 위원장을 시작으로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 지도부는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이후 상황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가운데 안철수 의원은 자리를 지킨 채 정면 스크린을 바라보며 개표 방송을 끝까지 지켜봤다. 배현진 의원이 방송 패널로 등장하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에도 안 의원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1시 45분 기준 개표율 42.39%에서 이재명 후보는 49.0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이 확실시됐다. 김문수 후보는 42.65%의 득표율을 얻었다.


안 의원은 상황실 현장에서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나 "역사적인 순간이니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총선 당시 본인의 사례를 빗대어 설명하며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안 의원은 "총선 때 내가 exit poll(출구조사)에서 7%p 지는 것으로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1만 표 이상 차로 이겼다"며 "출구조사 자체가 결국 사전투표도 다 여론조사로 하고 그러기 떄문에 오차범위가 있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능성까지 포함해 끝까지 한 번 이렇게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가 계속 자택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와중에 이재명 후보가 당선 소감을 발표하려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두고는 "사실 패자가 먼저 나와서 수용을 하면 그때 승자가 나오는 게 도리인데……"라고 '모양새'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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