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회신…"누구도 지지한 적이 없다"
김진향 "일부 착오, 공개는 적절치 않아"
국힘 "유명인 도용 투자사기와 다르지 않아"
개혁 "북한에 퍼주려 날조했다 거짓 드러나"
미국의 유명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것이 맞느냐를 두고 6·3 대선 막판 논란이 불붙고 있다.
민주당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지지 선언문을 대독했던 인사는 지지 선언을 한 게 맞다는 입장이지만, 로저스 회장은 국내 복수 매체의 이메일 회신을 통해 "그런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가짜 지지 선언을 날조한 사기극이자 국제 망신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김진향 전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은 1일 페이스북에서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면서도 "나와 영국에 있는 송경호 교수 사이에 짐 로저스 회장의 지지문을 주고받는 과정에 최종 발표된 지지문 문구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지문 문구 수정에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SNS 내용들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미국인 신분인 짐 로저스 회장의 사적 대화를 공개하는 게 돼 적절치 않다"며 "선거가 끝나면 송경호 교수와 협의해 짐 로저스 회장과 송경호 교수 간의 이재명 후보 지지문을 만든 과정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이사장이 이와 같은 해명을 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본인이 대독했던 로저스 회장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이 날조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이사장은 민주당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서 로저스 회장이 "이재명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며 "모든 한국인이 그의 대담한 비전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짐 로저스 회장은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1970~1980년 사이에 4200%의 수익률을 내 조기 은퇴한 유명 투자 전문가인 만큼, 그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은 정치권 뿐만 아니라 유가증권 시장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재명 후보도 그날 유세를 마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짐 로저스의 지지 선언을 들었다"고 특별히 언급했을 정도다.
하지만 로저스 회장은 이날 국내 복수 매체의 이메일에 회신을 통해 이 후보를 지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며 "누구도 지지한 적이 없고,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전면 부인했다.
아울러 "몇 년 전에 잠시 만난 적이 있는 폴 송(Paul Song)이라는 사람이 부정확한 이야기를 퍼뜨린 것으로 보인다"며 "내 이름이 이런 식으로 부정확하게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폴 송'은 맥락상 김진향 전 이사장에게 로저스 회장의 이 후보 지지 선언문을 전달했다는 송경호 북한 평양과기대 교수의 영문 이름으로 추정된다.
로저스의 이재명 지지 선언,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대독됐는데…날조 의혹 휩싸여
김문수 "이게 곧 여론조작·대국민 사기"
이준석 "그냥 거짓말이 일상화돼 있다"
일이 이렇게 전개되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이라는 게 애초부터 존재하기는 했는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날조된 '가짜 지지 선언'은 아닌지 의심하는 눈초리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짐 로저스는 오늘 '나는 누구도 지지한 적 없다. 이건 사기'라고 했다"며 "이게 바로 여론조작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가짜 정치하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면 가짜평화·가짜경제·가짜민생으로 돌아온다"며 "6월 3일, 진짜를 뽑아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짐 로저스는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유명인 명의를 도용한 투자사기와 다르지 않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짐 로저스 지지 기자회견 영상을 다급하게 비공개 처리했다고 사기극이 감춰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국민사이렌센터장은 "짐 로저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며 "로저스 회장은 심지어 '이건 완전 사기'라며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당은 국격을 도대체 어디까지 떨어뜨릴 작정이냐"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자신들의 정략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거짓·사기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이들이 감히 수권정당을 자처할 자격이나 있느냐"라며 "보수정권은 최소한 민주당처럼 경제와 외교에 있어서 '사기'는 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허위 지지 선언이라니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돼버렸다"며 "그냥 거짓말이 일상화돼 있다.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이런 거짓말을 한단 말이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냥 이런 '꾼'들이 계속 등장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성호 개혁신당 선대본 대변인은 "이재명과 민주당이 북한에 '퍼주기'를 재개하기 위해 짐 로저스 회장의 성명을 날조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국내에서야 이재명이 날조를 해도 감히 검증할 수 없겠지만, 외국에 대해서는 이번처럼 거짓이 들통날 수밖에 없다.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는 가짜, 이재명에게 대한민국 외교를 맡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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