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오물풍선 멈췄지만…새 정부, 남남갈등부터 극복해야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5.28 15:46  수정 2025.05.28 15:49

오물풍선 1년…사라졌지만 도발은 계속

12·3 비상계엄 후 잠잠…침묵 태세 주시

"차기 정부서 '남북·남남갈등' 해소해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야외주차장에 북한 오물풍선의 잔해가 떨어져 출동한 군부대가 수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지난해 5월 대남 '오물 풍선' 살포로 고조됐던 긴장 상황이 28일로 1년이 됐다. 다만 갈등 증폭의 우려 속에서 오물 풍선 세례가 한동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반도 평화 안전장치였던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 오물 풍선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맞대응 등 남북 관계는 최악의 긴장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26일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낸 담화를 통해 대북 단체의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틀이 지난해 5월 28일 밤부터 가축 분뇨·쓰레기 등을 담은 대형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합참에 따르면 당시에 전국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 풍선은 260여개에 달한다.


풍선으로 살포한 오물에는 마스크·티셔츠·여러 번 기운 양말·천을 덧댄 장갑 등 북한의 어려운 삶을 보여주는 내용물이 많았다.


통일부는 70여 개의 오물 풍선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오물에 대한 전문기관 분석 결과, 살포 오물 내에 포함된 토양에서 회충·편충·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발견됐다"며 이 토양에선 사람 유전자도 발견돼 인분에서 나온 기생충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북한의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 도발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32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풍선 살포는 완전히 중단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동원한 대남 비난·선전전도 지난해 12월 5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계엄 사태부터 탄핵 정국, 조기 대선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등을 침묵하며 조용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오물 풍선 뿐만 아니라 군사위성 발사와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순항·탄도미사일 무더기 발사 등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23년 말에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고, 최근에는 남북 간 연결 도로·철도도 폭파하는 등 물리적 단절 조치도 단행했다.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와 앤디 림 연구원은 명백한 '소프트 테러'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비행기 이착륙 지연 등은 물론 공장 화재·교통 통제·차량 파손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목적 중 '남남갈등 유발'이 하나로 꼽힌다. 오물 풍선을 띄운 것을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 것처럼 포장해, 특정 성향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대북전단 살포 규제 주장이 일어나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를 놓고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또한 절제되고 계산된 방식으로 북한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과, 차기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정부는 여러 카드를 놓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