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보령·홍성 등 충청 6곳서 지지 호소
"논산 국방산업 중심지로, 확실하게 후원"
"서산 고속도로 속도 내고 철도 바로 건설"
"보령 화전 실업난 해소…아산 기업도시로"
'중도 표심의 바로미터' 충청의 민심 변화가 심상치 않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이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예상을 넘은 뜨거운 열기를 보이면서다. 충청도민들은 좋은 기업을 유치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김 후보의 말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외침에는 "맞습니다"라며 크게 공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5일 논산·보령·홍성·서산·당진·아산 일대를 돌며 충청 표심 공략에 나섰다. 김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충청을 찾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했고, 이후 충남 계룡 병영체험관을 찾아 국방공약을 발표하며 보수의 핵심 가치인 '안보'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 후 생가 앞 유세차에 올라 "소록도 한센촌에 가서 일주일 이상 대소변을 못 가리는 분들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봉사했었다. 소록도에 가면 돌에 육영수 여사가 방문했다고 쓰여있다. 기념 식수도 있다"며 "한센인들이 저보고 '육영수 여사 이후에 소록도를 찾은 정치인은 당신이 처음'이라고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만큼 육영수 여사는 사랑의 어머니다. 가장 낮은 자의 어머니다. 가장 약한 자의 어머니"라며 "가장 높은 청와대에 살았지만 가장 낮은 곳을 잊지 않고 늘 따뜻하게 살펴주셨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가 전날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예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불행한 일을 겪으셔서 가슴이 매우 아프다. 그 분은 절대로 뇌물을 받거나 누구처럼 거짓말 치지도 않았고 부정부패 비리가 있지도 않다"며 "그런데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고 재산을 다 빼앗겨 버렸다. 온갖 거짓 정보로 덮어씌워서 대통령직을 박탈했다.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후 계룡 병영체험관으로 이동해 국방공약을 발표했다. △화이트해커 1만명 양성을 통한 사이버전 역량 대폭 강화 △미래전 대비를 위한 국가 사이버안보법 제정 △10대 국방첨단기술 선점 및 국방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세계 4대 방산수출국 도약 △초급장병 인권 보호를 위한 법무관 증원 △국가유공자 고용기업 세제 혜택 적용 등이 포함됐다.
군 가산점제 도입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미래 강군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군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남녀 불문하고 군 가산점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더 많은 여성들이 군 전문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여성희망복무제 도입도 공약했다.
김 후보는 이후 충청 지역을 돌며 본격적으로 집중유세에 나섰다. 이날 유플러스 논산점 앞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김 후보는 논산을 국방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의 부름에 무대 앞으로 나온 박성규 국민의힘 충남 논산·계룡·금산 당협위원장은 "김 후보는 논산의 오랜 숙원인 국방산업 중심도시로 만드는 것을 확실하게 후원해주겠다고 했다. 또 계룡의 목표인 국방수도로 만드는 데 적극 지원해주겠다고 했다"며 "금산은 국가 산업단지로 조성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보령군 대천역 광장에서 진행된 보령 집중유세에선 보령 시민들을 향해 "화력발전소를 통해 국민들을 위해 전기를 보내주시는 데 감사하다. 요즘 화력발전소가 (폐쇄로) 어려워서 직장 이전, 직업훈련, 보조금 지급 등을 제가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신경을 많이 썼었다"며 "여러분들의 어려운 점을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확실하게 해결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에서는 태안과 경기 안성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속도를 내고, 태안에 철도를 부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의 요청에 무대 앞으로 나와 "김 후보가 서산·태안에 필요한 걸 말하라고 해서 가장 급한 게 태안에서 안성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건설이라고 하니까 김 후보께서 더 속도를 내주겠다고 했다"며 "또 서산·태안에 철도가 없다고 말씀드리니 철도 건설도 대통령이 되면 바로 지시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서산·태안을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짓게 된 건 내가 경기도지사 시절 땅값을 평당 46만원에 값싸게 줬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땅 100만평을 1500만원에 준다. 거의 공짜다. 그러니 현대기아자동차가 보따리를 싸서 전부 미국 가서 투자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서산·태안에 많이 오도록 하려면 땅을 싸게 주고 세금도 깎아줘야 한다"며 "서산·태안과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산에서는 "아산은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이 있는 훌륭한 국가산업단지부터 세계적인 기업들까지 많이 있다"며 "아산은 기업이 많은 기업도시를 만들겠다.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후보는 26일 충남 천안, 경기 안성·평택·오산·용인, 서울 노원·도봉·강북에서 선거 유세를 한다. 평택에서는 김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직접 유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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