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1년…"비금융 PBR 주요국 대비 낮아, 본질가치 제고 노력 필요"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5.28 02:01  수정 2025.05.28 02:01

153개사 밸류업 공시 참여…다양한 인센티브로 자발적 참여 유도

공시기업 주가 흐름 ‘긍정적’…금융주, 저평가 해소로 존재감 부각

대기업 주주환원 촉구…“탄탄한 기초 체력으로 수익률 보전 가능”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가 27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시행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1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정책이 기업경영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금융 기업들의 저평가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본질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적 전략 마련이 주요 수행 과제로 꼽혔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27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 문화로 한국 증시의 레벌업을 이끌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국내 상장기업 수와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이 이뤄졌음에도 주요국 대비 수익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기업의 미래발전 전략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 1회 이상 공시를 게재함으로써 주주와 적극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이달 26일 기준 153개사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등 동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밸류업 공시를 올린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도 포착된다. 김 상무는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주가 수익률은 4.5%로 미공시기업(-16.9%)과 코스피지수(-9.6%) 대비 우수했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주의 선전이 유독 부각됐다. 금융업종 공시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25.3%로 코스피지수 대비 34.9%포인트 높았다. 김 상무는 “금융업권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그동안의 저평가를 일정 부분 해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금융주의 저평가가 완화된 점에 공감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 시장의 밸류업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은 금융 기업이 아닌 비금융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해외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다. 그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질가치 제고 노력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사주 매입·소각 및 현금 배당이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거론되지만, 기업의 수명주기와 수익 창출 구조에 따라 사내유보를 통한 재투자가 더욱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단언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크게 ▲합리적인 주주환원 유도 ▲기업의 본질가치 개선 ▲법 제도의 보완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의 밸류업 여력에 주목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주가 지수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구성하고 있다”며 “기초여건을 갖춘 대규모 기업 중심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면 저조한 주가수익률의 보전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거래소는 이날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적극 소통해 우수한 성과를 보인 10개사를 선정해 발표했다. KB금융을 비롯해 HD현대일렉트릭, 메리츠금융지주, 삼양식품, KT&G, 삼성화재, 신한지주, 현대글로비스, KT, SK하이닉스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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