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웨이브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은 ‘약한영웅’이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겨 두 번째 시즌을 선보였다.
스케일을 키우고, 학교 밖으로 배경을 확대해 재미를 더하며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지만, 시즌1의 일부 팬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대중성과 개성 사이, 얻은 것도 잃은 것도 확실한 ‘약한영웅2’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약한영웅 Class2’(이하 ‘약한영웅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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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1에서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통해 학교 폭력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더 큰 폭력’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짚는다.
각 학교의 일진들이 연합하고 또 갈등하면서 마치 조직 간의 세력 다툼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며, 장르적 쾌감도 한층 강화했다. 연시은과 고현탁, 최효만, 박후민, 서준태 등 은장고 4인방은 물론, 여일고의 나백진, 강학고의 금성제 등 일진 연합까지 등장, 여러 캐릭터들이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며 마치 조폭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이를 바탕으로 대중성은 확실히 잡은 모양새다. 공개 직후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것.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되면서, 플랫폼 이동의 장점은 확실히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번 시즌의 ‘변화’에 시즌1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전 시즌에서는 연시은과 수호, 범석의 관계성을 섬세하게 풀어나가며 시청자들의 ‘깊은’ 몰입을 이끌었으며, 연시은 특유의 ‘영리한’ 액션을 보는 재미 또한 확실했다. 단순히 싸움을 잘하는 것이 아닌, 좋은 머리를 이용, 도구들을 활용해 상대를 영리하게 겨냥하는 연시은의 액션은 ‘약한영웅’이 여느 학원물과 ‘다른’ 장점이 됐었다.
그러나 시즌2에서는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연시은의 분량이 줄었으며, 이 과정에서 연시은과 주변인들의 관계 변화가 갑작스러워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액션신이 한층 다채로워졌지만, ‘약한영웅’만의 개성 넘치는 액션 시퀀스는 줄어 ‘대중성’은 잡았지만, ‘약한영웅’ 시리즈의 개성은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었다.
물론 대중성을 강화해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다. 다만 기존의 팬들을 실망시키고, 학원물 특유의 매력을 입증하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약한영웅1’을 통해 가수 출신 박지훈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최현욱과 홍경 또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이 ‘성적’ 이외에 남긴 것은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다.
넷플릭스는 ‘약한영웅’ 시리즈는 물론, 티빙에서 큰 사랑을 받은 ‘크라임씬’의 새 버전 ‘크라임씬 제로’도 올해 중 선보인다. 타 플랫폼의 대표적인 인기작들까지 아우르는 넷플릭스지만, 이번 ‘약한영웅’ 시즌2가 남긴 아쉬움처럼 고유의 색깔을 잃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닌지 기대 만큼 걱정 어린 시선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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