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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삐딱한 광대인가? 뒤틀린 광인(狂人)인가?


입력 2021.01.22 07:00 수정 2021.01.21 08:51        데스크 (desk@dailian.co.kr)

교통방송이 자신의 것인 양 행세…수많은 구설과 논란

이제 피로감 쌓여 더 눈감아 줄 수 없는 분위기 되어

동기나 내면, 논리적 설명 안돼…엄연히 존재하는 병리 현상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요즘 김어준이 연일 논란거리를 제공한다. 하긴 요즘뿐이 아니다. 그 존재 자체가 논란거리였던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줄기차게 제공하던 정치적인 막말과 음모론에 머물지 않는다. 분야를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방역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내게 됐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전형이고 특권의식의 총화다. 또 사업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다룬 영화 <그날, 바다>로 대박을 터트렸다. 클라우드펀딩으로 지원받은 제작비 9억원으로 4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다. 그러나 명성과 매출보다, 내용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라고 주장을 했으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었다. 최근 검찰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이 “김씨의 주장 맞으려면 전 세계 기지국 데이터 조작했어야”라며 그의 음모론이 허구임을 확인했다.


김어준은 ‘딴지일보 총수’라는 명함으로 이목을 끌며 등장했다. 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나꼼수’의 핵심 멤버다. 그의 동료였던 김용민(시사평론가), 정봉주(제17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주진우(시사IN 기자) 모두 논란 제조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일가견들이 있지만, 지금은 김어준이 단연 최고다.


‘나꼼수’는 2010년대 소위 ‘진보 진영’에서 만들어낸 가장 성공적 캐릭터다. 이명박 정부가 힘이 빠져갈 무렵인 2011년 봄, 그들은 화려하게 등장했다, 노무현 정부가 끝나고 풀 죽어 있던 자기 진영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요사스러운 말로 격동시켰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탄핵정국을 통해 기필코 문재인 정권을 만들어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그들은 개국공신으로 각자 전리품을 챙겼다.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을 장악했고, 엄청난 개런티를 받으며 강연을 돌았다. 그중 김어준의 진지는 교통방송이었다. 단순히 교통방송의 진행자가 아니라 방송국의 간판이 되었다. 그는 교통방송이 자신의 것인 양 행세했고, 수많은 구설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금까지 굳건히 지키고 있다.


처음에는 나꼼수 맴버 중 김어준은 정치색이 제일 옅었다. 그냥 ‘관종’ 정도의 캐릭터였다. 그러나 세월이 거듭될수록 그의 이미지는 계속 강화됐고 이제 자타공인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다른 맴버들이 정치적 굴기를 꾀하다 낙마하는 동안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 지금의 위세를 쌓은 것이다. 그러나 그도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權不十年)’의 원칙을 피해가지는 못하는 것 같다. 달이 차면 기우는 법. 그의 위세는 급격히 사그라들고 있다. 침몰하는 배와 같이 처음에는 천천히 스러지지만, 어느 순간 순식간에 전복될 것이다.


필자는 그 과정의 단면을 목도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지난해 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방송특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모임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전에는) 격주로 만나 회의를 했다. 방심위 자체 모니터팀이나 민원인이 제기한 방송프로그램의 방송통신법 위반사항을 심의하고 자문하는 역할이다. 방송프로그램이나 진행자, 출연자에 대해 불법과 일탈 여부, 그리고 그 경중을 판단해 자문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단골로 올라오는 프로그램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보통 다른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사고’를 쳐 올라오는데, 김어준은 진행자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 놀라운 것은 자문회의의 반응이었다. “김어준이 한 발언이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투의 발언이 많았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정권 초기의 발언이 얼마나 과격했는지를 알려주는 사례이긴 하지만 그야말로 해괴한 반응들이다. 우리는 결정권 없이 자문만 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방심위원회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전체적인 방심위 분위기가 그랬다. 그래서 항상 의아하게 생각했다. 왜 방심위 규정들이 김어준에게만 가면 무력화되는 걸까? 그러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제 피로감이 쌓여 더 눈감아 줄 수 없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 꿈쩍 않던 교통방송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란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시의 교통방송 지원 철회나 방송국 자체의 해체까지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이즈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려줬던 옥동자가, 자칫하면 방송국 자체를 파산시킬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김어준은 다른 나꼼수 동료들과 마찬가지고 ‘현대판 광대’ 역할을 했다. 광대는 역사적으로 혁명가들이다. 비극은 체제 순응적이지만, 희극은 저항적이다. 비극은 그 자체로 컨텐츠 소비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극중 인물의 불행과 비교하며 상대적 안정감을 준다. 반면 희극은 현실을 뒤집을 동기부여를 한다. 그래서 비극 배우는 행복하게 삶을 마감 할 수 있다. 반면 희극배우는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이 원칙에 충실했다. 초기 그는 법도 무시하고 일탈을 거듭했다. 그렇게 논란을 일으키며 광대로서 소임을 다했다. 논란이 커지고 인기가 높아질수록 부와 명예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 그러나 광대는 본질적으로 체제 저항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정권의 반대편에 있을 때 진정한 광대가 된다. 권력을 등에 업고 행세하면 홍위병이 되고, 심해지면 광인(狂人)이 된다. 이렇듯 광대는 친정권이 되면 짠맛을 잃은 소금이 되는 것이다. 길거리에 뿌려져 밟히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광대, 광인의 캐릭터가 조커다. 배트맨시리즈의 조연이었지만 주목을 받아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2019년에 출시되어 화제가 됐던 영화 <조커>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난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개 같은 코미디였어.” 찰리 채플린의 명언 “인생은 가까이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는 말의 변주다. 조커는 비극적인 현실에 미쳐가며 광인이 된다. 그가 한 분장은 광대다. 이 영화는 ‘광대의 극단이 광인’임을 잘 보여줬고, 공감을 얻어 성공했다. 끝과 끝은 통하는 법이다. 광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광인은 두려움을 준다. 전자는 삶의 활력을 주지만, 후자는 가공할 피해를 준다.


김어준과 조커는 공통점이 많다. 그로테스크한 외모뿐 아니라 해괴한 언행이 그렇다. 동기나 내면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병리 현상이다. 사회적 파장 또한 비슷하다. 웃으면서 행동하지만 피해는 엄청나다. 그러나 차이는 있다. 고담시에는 배트맨이 있어 광인을 막았지만, 우리 사회에는 그럴 영웅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도시와 나라를 파괴하도록 놔둘 수가 없다. 영화는 허구라서 상영이 끝나면 일상이 복원되지만, 현실은 파괴되면 일상이 사라진다. 마냥 영웅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아니 지금은 일반 시민이 영웅이고 영웅이 되어야 한다. 이제 곧 영웅 시민이 실력을 발휘할 장이 열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시장 후보도 후보지만, 교통방송과 김어준이 우리 삶을 더 망치지 않도록 확실히 응징해야 한다. 김어준 본인을 위해서도 그게 좋다. 광인은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도 망친다. 지신의 삶을 위해서라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를 본업인 광대로 복귀시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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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우석 정치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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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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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2021.01.22  11:26
    염치없이 여기에 글남겨요 먼저 사과드립니다 용역일이 3주째없어 모텔월세도 밀려 나와있는데 새벽에 인력사무실 나가도 닫거나 일자체가 없고 비참하네요 시청도 다녀와도 3주째 연락도 없고요 염치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어 만원이라도 도움청하고 싶네요 3333-12-4368941카카오뱅크 ㅇㄷㅅ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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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 2021.01.22  09:17
    모자란 음모론 신봉자!
    미친게 아니라 원래 모자라서 그러지~!
    의심은 드럽게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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