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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윤석열 입지 좁히기?…文의 정치적 노림수


입력 2021.01.19 04:00 수정 2021.01.19 05:2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사면론에 선 그어

尹에는 "文정부 검찰총장…정치 목적 無" 강조

레임덕 우려…대권주자 3인 지지율 하락 의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지금은 4차 재난지원금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

"정치를 할 생각을 하며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각각의 발언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있는데,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모두 차기 유력 대권주자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레임덕 시기를 늦추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우선 4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며 "재난지원금은 보편이냐 선별이냐를 나눌 수 없다. 가장 적절한 방식을 택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재정을 이유로 보편 지급을 반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정치권에서 불붙은 전국민 대상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제동을 건 것으로 읽힌다. 동시에 이 지사의 '전국민 지급' 주장에도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최근 홍 부총리에게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힐난한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부의 재난지원만으로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경우 지역 차원에서 보완적인 부분은 지자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이 대표가 '국민 통합'을 이유로 연초 쏘아 올린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도 문 대통령의 "때가 아니다"라는 발언에 따라 일단락됐다. 문 대통령은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법원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사면을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당내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것은 물론 대권주자로서의 정치적 치명상도 입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입장에 "대통령님 뜻을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을 향한 문 대통령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며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서도 "민주주의가 보다 건강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해 온 여권과 다소 온도차가 나는 발언이다.


이는 윤 총장의 정치 행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한 건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유력 대권주자 3인과 관련한 언급을 한 건, 결과적으로 '아직은 나의 시간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지율 30% 중반대라도 유지를 하고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점점 목소리를 내는 대권주자들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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