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올 한해 우리 사회를 압축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내로남불’을 한자로 옮긴 신조어다.
교수신문은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시타비가 32.4%(복수 응답 허용)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남에게는 나와 다른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세태를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정치권에서 쓰이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다시 ‘내로남불’이라는 줄임말로 회자된 뒤 아시타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교수들은 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정치·사회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아시타비의 자세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역시 아시타비를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올 한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며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식의 판단과 언행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보편화됐다”고 지적했다.
아시타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顔無恥·21.8%)였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 같이 비슷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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