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의 용기"…'필버' 최초·최장 기록 장동혁, 리더십도 다시 썼다 [정국 기상대]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12.24 00:00  수정 2025.12.24 00:40

헌정 사상 처음으로 나선 제1야당 대표

장동혁, 홀로 24시간 동안 발언대 지켜

김대식 "리더자로서의 張 다시 평가"

몸소 보여준 희생정신…"무게감 입증"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뒤 의원들에게 격려를 받고 있다. ⓒ뉴시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로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역대 최장 시간 기록을 세우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저지를 위한 혼신의 투혼을 펼쳤다. 여당이 주도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의 국회 통과를 막겠다는 일념 아래 장 대표가 온몸을 던지자 당 안팎에서는 평가와 격려가 잇따랐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부터 23일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전날 이 법안이 상정된 직후인 오전 11시 40분부터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장 대표는 밤을 꼬박 새우며 이날 오전 11시 40분 홀로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만에 마무리 지었다.


이번 '원맨 필리버스터'는 장 대표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깜짝 등장을 통해 메시지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론이 끝난 직후 본회의장을 지키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로 장 대표를 격려했다.


특히 연단에서 내려온 장 대표를 격하게 끌어안은 김대식 의원은 장 대표를 '퍼스트펭귄'에 비유하며 그의 리더십을 극찬했다.


김 의원은 "이런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장 대표가 퍼스트펭귄 역할을 했다고 본다. 우리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라며 "이런 상황에서 24시간 최장 기록을 세우며 결기를 보여줬고, 또 우리 야당이 국민 여러분께 우리가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줘서 리더자로서의 장동혁을 다시 평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현재 처한 상황과 장 대표가 직접 몸을 던진 현 상황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역할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선조 때 국민과 군인들이 굉장히 어려움이 있지 않았느냐. 사기 진작도 안되고, 국민은 실의에 빠지고 장병은 사기가 떨어지고…… 이때 이순신 장군 아들 이희가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국민과 장병의 사기를 진작 시킬 수 있느냐'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사즉생(死則生) 마음. 죽을 때까지 선두에서 서서 싸우겠다'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뒤 의원들에게 격려를 받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당내는 이날 장 대표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찼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란재판부 국회 통과를 우려하며 "지금 이 시간에도 장동혁 대표의 내란재판부 반대 필리버스터가 22시간 40분을 넘어 진행되고 있다. 대단한 정신력·악전고투·분골쇄신이다.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분립,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사법 파괴 5대 악법 저지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우리 당의 강력한 의지를 당대표 스스로 몸소 실천해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대 민주당이 힘으로 파괴하려는 민주주의와 3권분립을 지키려는 장 대표의 투혼이 경이로우면서 동시에 애처롭다"고 격려하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 사태의 한 축인 법무부 장관의 엷은 미소가 담긴 셀카. 혼절 직전 사자후를 토하는 야당 대표 앞에서 콘서트 직관 나온 아이처럼 찍은 사진 아래, 그는 놀랍게도 '대화와 타협'을 말했다. 자격도 없고, 염치도 없고, 인륜도 없다"고 질타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1야당 대표 헌정사 첫 필버' '역대 최장 필버'라는 수식어로는 지금의 간절함과 절박함을 모두 담아낼 수 없다"며 "목소리는 갈라지고 다리는 떨려오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가 지금 버티고 있는 것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다"라고 힘을 실었다.


이어 "오직 '이재명 방탄'을 위해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를 흔들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독재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중"이라며 "장동혁 대표가 외롭지 않게, 이 치열한 싸움이 헛되지 않게 마음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장 대표가 직접 나서 희생 정신을 발휘하면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이번 행보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한 전술적 대응을 넘어 당대표가 기존 관행을 벗어나 직접 몸으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대식 의원은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우리 국회의원 뿐 아니라 우리 당원들 자유우파를 하나로 모으는 강력한 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에게는 우리 국민의힘이 이러한 결연한 의지로 민주당과 맞서 싸워 반드시 곁으로 돌아오겠다는 변화의 몸부림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장 대표가 대여투쟁 전면에 선 부분에 대해 평가할만 하다"며 "지금까지의 야당 대표는 이제 폼 잡고 보기에 힘을 주고 영수회담이나 하자고 하는 모습이었다면 이번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 24시간 최장 기록을 세운 것은 대여 투쟁에 나선 장동혁의 무게감을 입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본인의 대여 투쟁에 대한 선명성을 부각한 점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당을 위한 헌신과 희생 정신 이 같은 기본적인 자질은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정신이 이번에 실천으로 나타난 것은 나름대로 성과고 보수층에 주는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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