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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국민경선?…국민의힘 '경선 룰' 전쟁 총성


입력 2020.10.31 00:00 수정 2020.10.30 17:23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본선서 경쟁력 있지만 '당원 배제' 정치적 부담

김종인 "'당원 뭣 때문에 하냐'는 문제도 있어"

김무성 "하려면 당원들 눈물로 호소·설득해야"

경준위 부산 공청회에서도 예상대로 갑론을박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인 김상훈 의원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선준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인 김상훈 의원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선준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내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원 반영 비율을 줄이고 국민 반영 비율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따른 반발이나 정치적 부담도 뒤따를 수밖에 없어, 4·7 보선의 '경선 룰' 전쟁의 총성이 울렸다는 관측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경준위는 지난 2005년 이래로 계속된 당원 50%·국민 50% '경선 룰'에서 탈피해 국민 비율을 80%까지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예 국민 비율이 100%인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이나, 당원경선에 의한 후보와 국민경선에 의한 후보를 '투 트랙'으로 선출해 결선을 벌이는 '2단계 경선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룰'은 잠재적 후보군 사이에서의 유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민감한 요소다. 당장 국민 반영 비율을 대폭 높이면 당원 조직을 바탕으로 당내 기반을 다져온 인사보다, 국민 인지도가 높은 외부 영입·입당 인사에게 경선 판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본선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 반영 비율을 끌어올리는데 정치적 부담이 따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후보가 당심(黨心)을 자극해 반대 운동에 나설 개연성이 있는 탓이다.


전날 '마포포럼'에서 김태호 무소속 의원이 야권의 대선후보 선출도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하자고 제안하자, 김무성 전 대표는 "'수십 년 당원을 하며 당을 지켜왔고 당비도 내왔는데 우린 뭐냐'라고 생각하는 당원들의 표를 많이 갖고 있는 주자들이 반대할 것"이라며 "당원들의 저항을 눈물로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김종인 비대위'에 있어 당원들의 반발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간단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정당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 대구·경북 권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7.9%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7~28일 46.8%에 비해 한 달새 무려 18.9%p가 폭락한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3분의 1이 몰려 있는 핵심 지지 기반이다. 당심 이반의 조짐 속에서 국민 반영 비율을 끌어올리는 '돌파 작전'에는 정치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신중한 태도인 것은 이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당원들이 '당원은 뭣 때문에 존재하느냐' 그런 문제도 걸려 있다"라며 "적절한 타협점이 나오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3선 김상훈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준위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경선 룰' 공청회를 시작했다. 공청회에서는 예상대로 참석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60대 초반 부산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지난 총선 후보를 결정할 때 계보나 조직을 이용해 공천하는 바람에 평범한 주부들조차 사천(私薦)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라며 "100% 시민 경선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마지막으로 자유발언권을 얻은 남성 당원은 "당원을 배제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용납할 수 없다"며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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