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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㉖] 김사월의 친근하고 솔직한 이야기


입력 2020.09.16 15:44 수정 2020.09.16 15:4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정규 3집 '헤븐' 9월 14일 발매

ⓒ유어썸머 ⓒ유어썸머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이야기는 어딘지 비밀스러우면서도 친근하다. 가끔은 가슴을 ‘훅’ 찌르는 듯 날카롭지만 솔직하다. 양극단의 이미지를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김사월 만의 매력이다. 지난 14일 발매한 정규 3집 ‘헤븐’도 이런 그의 글과 맞닿은 지점에서 탄생됐다.


그는 이번 앨범 ‘헤븐’에 대해 “행복 속에도 불행이 있고, 불행 속에도 행복이 있다”고 말했다. 양극단의 감정에서 그가 끌어올린 건 ‘어디서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다. “더 근사해지고 싶다”는 김사월의 바람처럼,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 근사하게 만들어냈다.


- 도예를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뭔가 불확실한 느낌이 들어 학교를 휴학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평소 좋아하던 음악을 휴학 시절만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하고 시작했고 막상 시작하니 절실해져서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다섯 번의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아직도 황송하고 어색한 느낌인에요.(웃음) 저의 음악을 알리는 데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 스스로 음악적 활동에 겉으로든, 마음속으로든 칭찬을 자주 하는 편인가요?


약간 그 반대의 느낌입니다. 의심이 많고 소심한 편이라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항상 불안해서 칭찬을 자주 못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사랑받고, 미움 받는 것에 조금은 겸허하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쉽게 우울해지고 쉽게 기분 좋아지는 스타일입니다. 사실은 좀 밝은 성격인데 생존 본능이 강해서 때론 이기적이고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 기분을 음악으로 풀고 나아지고 싶어요.


- 가수 김사월, 사람 김사월의 다른 점과 같은 점을 각각 꼽아보자 면요?


가수, 음악가로서는 생존 욕구가 강한 느낌이 있어요. 살아남기 위해 불안해서 이것저것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람으로서는 예쁘고 좋은 것을 좋아하는 느긋한 편의 인간입니다. 카페, 영화관, 공연장, 술집에 놀러 가는 것이 인생의 낙입니다. 하하.


-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목표도 있을까요?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과 ‘목소리가 가장 아름답게 들리는 상태를 찾을 것’. 이렇게 두 가지가 평소 다짐하는 목표고 약간 길게 보자면 앨범을 내며 성숙하고 편안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어썸머 ⓒ유어썸머

- 14일 발매한 정규 3집 ‘헤븐’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곡이 쌓이며 앨범을 내고 싶은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 ‘헤븐'이라는 염세적인 곡을 중심으로 앨범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전작인 ’로맨스‘는 제 기준에서는 밝고 편안한 곡들이 많았어요. 이번 앨범은 대조적으로 약간 고약한 성격을 가진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 앨범에 어떤 음악들, 어떤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는지 말씀부탁해요.


행복 속에서도 불행이 있고 불행 속에도 행복이 있어요. 원래 인생이 그런 거라는 식의 비관을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불행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만 있다면 어디서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어요.


- 타이틀곡은 어떤 곡인가요?


앨범 ‘헤븐’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비관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확률’은 가망 없는 이야기를 긍정함으로써 오는 슬픔을 아름답게 표현한 이야기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것도 슬픔을 주는 것도 누군가의 존재라는 것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 앨범을 즐기는 포인트가 있나요?


앨범 트랙 순서대로 들으시면 어떤 감정의 고저를 느끼실 수 있어요. 모든 수록곡이 다 소중하고 아끼는 곡들이지만 악마와의 거래를 노래한 ‘교환’, 개인주의자의 욕구에 대한 슬픔 ‘나방’이 컨셉츄얼해서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 전체적인 앨범의 톤을 맞춘 건가요?


노래 개별로 더 뻗어 나갈 수 있다 하더라도 앨범을 통으로 들었을 때 어색하면 자제하는 편이에요. 재료를 조금은 한정 짓는 것이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 김사월 씨의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도 좋지만, 가사에 유독 신경을 집중하도록 합니다.


가사를 쓸 때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쓰기’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아마 솔직해서 재미있는 것 아닐까요? 하하. 저는 보통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투와 느낌에서 가사에 대한 영감을 받아요.


ⓒ유어썸머 ⓒ유어썸머

- 먼 미래에 지금 김사월 씨의 음악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갑자기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요, 지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를 잘 극복하여 저의 10년 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비관이 아니라 진심으로 지금의 기후위기를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꿈을 꿀 10년 후조차 없을 거예요. ‘인간이 저지른 일의 대가’라며 한 번에 우리 모두 ‘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부터 시작해서 고통스럽게 인간성의 상실을 마주하며 죽을 거예요. 개인이 할 수 있는 절약과 채식을 넘어서서 국가 차원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야 해요. ‘그때 참 아슬 했지. 하지만 우리는 잘 극복했어’의 미래가 온다면, 저의 앨범이 너무 장하고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저는 5년 전에 발표한 1집만 생각해도 너무 사랑스러워요.(웃음)


- 평소 다른 가수들의 음악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혹시 눈여겨보고 있는 예술가가 있나요?


협업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가끔 듣는데 제가 현시대에 활동하는, 특히 여성 아티스트 분들의 팬이고 존경하는 분이 많은 것과 별개로 솔직하게는 제가 뭔가 제안하여 협업할 수 있는 상황은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저를 도구처럼 써주실 분이 있다면 그건 완전 환영입니다. 하하.


- 음악 외적으로 ‘사랑하는 미움들’이라는 산문집도 지난해 출간했습니다. 어떻게 책을 쓰게 됐을까요.


가수도 연기하고 배우도 노래하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음악가로써 글을 써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는 편집자분의 제안으로 시작했고요, 부족한 글 솜씨가 쑥스럽지만 힘내서 글을 계속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게 해준 감사한 책입니다. 3집과 어쩌면 그 이후에 발표할 곡들의 원천이 되는 산문들이 좀 담겨 있어요.


- 코로나 19로 무대에 설 수 없는 환경이 되었는데요. 무대에 서는 예술가로서 느끼는 체감이 클 것 같습니다.


온라인 공연도 많이 생겼지만, 그저 눈빛만으로 통할 수 있었던 관객분들이 정말 그리워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하기와 기다리기예요.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이지만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다시 만날 때까지 하루하루를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 김사월 씨에게도 롤모델이 있을까요?


프랑수아즈 아르디(Francoise hardy)의 ‘la question’ 같은 앨범을 만드는 것이 제 음악 인생의 목표입니다. 영혼의 롤모델은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녀는 제 사랑이에요.


- 가수 김사월의 방향성과 최종 목표도 궁금합니다.


친근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쓰며 음악적으로 더욱 공부하고 노력하여 근사해지고 싶어요. 그런 음악을 만들어서 리스너 분들의 삶의 어떤 순간에 함께 있었던 친구가 되고 싶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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