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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제동 걸린 민주당 전당대회…이낙연 '위기극복론' 탄력


입력 2020.08.11 04:00 수정 2020.08.11 05:5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호남 이어 충청 합동 토론회도 연기

폭우 피해 심각…'선거 얘기할 때 아냐'

선거운동 중단하고 피해현장 방문 대체

'위기극복 적임자' 자처한 이낙연 탄력

이낙연 후보가 10일 강원도 철원 수해피해지역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이낙연 후보가 10일 강원도 철원 수해피해지역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전국적인 폭우로 민주당 전당대회도 발목을 잡혔다. 지난 8일과 9일 호남지역 정기대의원 대회 및 합동토론회가 연기된 데 이어 대부분의 일정도 기약없이 미뤄졌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더이상 선거운동을 전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언택트 전당대회 방식에 더해 폭우피해가 겹치면서 전당대회 흥행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관위는 10일 오후 선관위원 회의를 열고 오는 14일부터 예정됐던 충청지역 정기대의원 대회와 합동토론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향후 일정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의 결정에 따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TV에서 방송 예정이던 후보자 ‘예능토론회’도 17일로 연기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지금은 총력을 다해 수해 대응과 복구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광주와 전남, 전북 대의원대회를 모두 연기하고 수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나머지 지역의 시도당대회도 수해복구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11일 충북 음성을 찾고, 12일에는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전북 남원을, 13일에는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각각 방문한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휴가를 반납하고 비상대기에 들어가며, 김영진 원내수석을 중심으로 재난상황실이 운영된다. 불필요한 회식이나 모임을 금지하라는 지침도 나왔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송갑석 대변인은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수해복구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다만 전당대회 연기설에 대해서는 "변동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예정대로 29일 진행될 예정임을 분명히 했다.


김부겸 후보가 10일 흑석동 빗물펌프장을 방문해 가동상황과 비상대비책을 점검하고 있다. ⓒ김부겸 캠프 제공 김부겸 후보가 10일 흑석동 빗물펌프장을 방문해 가동상황과 비상대비책을 점검하고 있다. ⓒ김부겸 캠프 제공

당대표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피해지역 현장점검과 수해복구 봉사활동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날 강원도 철원 수해피해지역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한 이낙연 후보는 10일에는 충북 음성으로 장소를 옮겨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부겸 후보도 이날 흑석동 빗물펌프장을 찾아 비상 대비책을 청취했으며, 박주민 후보는 10일 합천창녕보 현장을 점검할 계획이다.


선거분위기가 침체되면서 각 후보자들의 이해득실도 엇갈리고 있다. '대세론'을 형성한 이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더구나 '위기극복 적임자'임을 내세웠던 이 후보 입장에서는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다니며 대책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지지자와 국민들에게 충분한 어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후발주자인 김 후보와 박 후보는 속이 타들어가는 입장이다. 분위기를 띄우고 판을 흔들어야 역전이 가능한데, 그럴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언택트 전당대회로 변수가 많지 않았는데, 수해로 다른 아젠다를 꺼내기가 더욱 어려운 형국이 됐다.


후발주자 캠프의 한 관계자는 "수해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우리 선거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겠느냐"며 "처음부터 후발주자들이 대세론 후보에 맞서기 쉽지 않은 판세였는데, 국가적 재난이 겹치며 제대로 붙어볼 기회조차 마련되지 않아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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