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국장, ‘권력 사유화’ 논란…“가수 연인 경호에 요원 동원”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1.24 20:22  수정 2025.11.24 20:22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의 공연을 보러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은 캐시 파텔(오른쪽)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 윌킨스 엑스 캡처

캐시 파텔(45) 미국 연방수사국(FBI)장이 자신의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27)를 보호하기 위해 대테러 등 특수 범죄에 투입되는 특수기동대(SWAT) 전술 요원과 정부 전용기를 동원해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텔 국장은 올해 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차총회에서 국가를 부른 윌킨스를 위해 애틀랜타 지부 특수기동대 요원 2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두 요원은 행사장이 안전하다고 판단해 공연 종료 전에 철수했다. 그러나 파텔 국장은 “여자 친구가 경호 없이 남겨졌다”며 지휘관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도로 FBI 전술팀은 지난 몇 달간 윌킨스가 거주하는 테네시주 내슈빌을 포함해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그녀의 공연·정치 행사·거주지 경호에 투입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솔트레이크시티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찰리 커크 피살 사건 여파로 장시간 임무를 수행한 요원들이 곧바로 윌킨스 경호에 재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직 FBI 요원들은 “고위험 임무를 위해 훈련된 특수기동대를 국장 연인 보호에 투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파텔 국장이 정부 전용기를 사용하는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앞서 8월 파텔 국장이 정부 전용기를 사용해 스코틀랜드의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냈고, 지난달 텍사스에 있는 친구의 목장을 방문할 때도 전용기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욱이 지난달 25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레슬링 행사에서는 파텔 국장이 윌킨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전용기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항공기 추적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중 개인 일정에 전용기를 썼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파텔 국장은 항공기 식별번호를 가리지 못한 고위 간부를 경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텔 국장 측은 윌킨스가 “수백 건의 신뢰할 만한 살해 협박을 받아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용기 사용과 경호는 전임 국장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드거 후버 전 국장 이후 첫 미혼 FBI 국장이다. 이에 따라 국장 배우자에게 전통적으로 제공되던 보호 서비스 관행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트럼프 지지층 내에서도 “정식 배우자도 아닌데 납세자가 비용을 대야 하느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NYT는 파텔 국장이 취임 전인 2023년 전임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의 전용기 사용을 비판하며 “휴가가는 데 정부가 대주는 전용기가 꼭 필요하진 않다”고 말해 ‘내로남불’ 지적도 제기된다.


인도계 뉴욕 출신으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지역에서 공공 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한 파텔 국장은 이후 법무부 대테러 부서 등에서 근무한 뒤 하원 정보위원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의 요직을 거쳤다.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 자주 전문가 패널로 출연해 얼굴을 알려온 파텔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의 FBI 국장으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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