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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저자세 비판하는데…문 대통령, 안보라인에 '대화론자' 기용


입력 2020.07.04 04:00 수정 2020.07.04 05:48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남북 신뢰 회복 방점 둔 인사"…남북관계 승부수 분석

野 "회전문 인사" 전문가 "유화 기조 밀어붙이겠다는 의중"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3일 단행된 외교안보라인 인사 키워드는 '대화론자'다. 대북 전단 살포를 계기로 악화된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재정립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기용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남북 간 신뢰 회복'에 방점을 뒀다. 다섯 명 모두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데, 대북 협상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 다수다. 서훈 원장과 임종석 전 실장·정의용 실장은 현 정부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 성사시키는데 역할을 했다. 여기에 박지원 전 의원은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고, 이인영 의원은 민주당 '남북관계 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는 한미관계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기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기조에 변화를 알린 것으로,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 남북관계에 승부수를 던졌다고 분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촉진자' 역할을 자청한 만큼,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인 이들을 통해 남북관계부터 진전을 이루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과 협상 경험이 있거나 꺼져가는 남북관계 진전의 불씨를 살릴 사람이 누군지를 찾은 것 같다"면서 "현실적인 사안을 상당히 고심하지 않았겠느냐,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기 때문에 지난 2년 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으니 한 번 더 해볼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를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내정자, 정의용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내정자. ⓒ청와대 (왼쪽부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내정자, 정의용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내정자. ⓒ청와대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화론자 기용은 북한에 '저자세'를 취하는 것이란 기존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앞서 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인영 의원과 임종석 전 실장 등이 외교안보라인 후보로 거론됐을 당시 "지금보다 낮은 자세로 북한 눈치를 보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진전 없는 남북미 관계와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더욱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는 유례없는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하며 "변화된 대북 자세로 새로운 전략을 짜야할 자리에는 작금의 위기상황에 책임이 있는 전직 대북 라인을 그대로 배치했다. 이미 실패로 판명된 대북정책을 수정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냐"고 꼬집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통화에서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도 대북정책 기조를 변화하기 보다는 기존의 기조를 더욱 더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중이 담겨있는 인사"라며 "북한의 변화를 이끌기 보다는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유화 정책을 강화하는 쪽으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변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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