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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갈등' 관망하는 문 대통령…"집안 싸움서 가장이 발 뺐다"


입력 2020.07.02 11:18 수정 2020.07.02 11:2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정부·여당의 노골적인 '윤석열 찍어내기'에 文 책임론 제기

정치권 "조속한 결말 내려라"…누리꾼 "지금 와서 모른 척"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장으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장으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언제까지 결정에 따른 책임을 피해 가실 것이냐. 더 미룰 것이 없으니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라."(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1일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을 오랜 기간 관망하고 있다. 윤 총장을 둘러싼 검찰 내부 갈등 심화, 여당의 노골적인 찍어내기와 맞물려 법무부 장관도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의 '입'은 열리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폭발하고 있다.


2일 현재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명권자이지만, 검찰총장 일련의 행태에 대해 일일이 컨트롤하는 역할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명은 대통령이 했지만, 윤 총장 거취는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경우 지금 어떤 수사를 둘러싸고 그런 일이 있다는 보도는 봤지만, 그것은 검찰 내부의 문제인데 그것을 청와대가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 거취 결단 촉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도 이와 연관돼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는 것이 옳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 나온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그렇잖아도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굉장히 짜증스러운데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이 문제도 조속한 결말을 내주는 게 현명하다"고 누차 강조했다. 진 전 교수도 전날 "결단은 원래 총통이 내리는 것으로 법무부 장관은 결단을 내릴 주제가 못 된다"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언제까지 결정에 따른 책임을 피해 가실 것이냐. 더 미룰 것이 없으니 이제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관망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쇄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관련 언론 보도에 댓글로 "대한민국 공직사회 최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검찰총장을 임명한 사람이 누군데 지금 와서 모른 척이냐" "집안에 싸움이 났는데 가장은 정리할 생각은 안 하고 관망하느냐"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심지어 청와대가 해당 사태에 대한 언급을 삼간 것을 두고 "윤 총장을 더 공격하라는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 총장과 추 장관을 향해 "'인권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여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도 윤 총장 거취에 대한 언급이 아닌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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