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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오히려 화끈해" 전 통일부 장관들, 정부·여당 질타하며 한 말


입력 2020.06.15 14:20 수정 2020.06.15 14:4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장관들,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조속 처리 당부

김한정 "국회 사정 녹록지 않다" 토로하자

정세현 "177석이나 됐는데도 야당 핑계인가"

이종석 "정부, 여론조사 따라 움직이는 느낌"

전직 통일부 장관들은 15일 더불어민주당에서 개최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남북관계의 급속한 경색의 계기가 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정부여당의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날 대담에 나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조속한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제정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자꾸 여론조사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래선 안 된다. 밀고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여당은 177석이나 됐는데 아직도 야당 핑계만 대면 어떡하느냐"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오히려 화끈하더라"고 치켜세웠다. 이재명 지사는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의원,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권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날이지만 북한이 대남 군사도발까지 예고하고 있어 행사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라운드테이블 대담을 맡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경색의 계기가 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 전 장관은 "꾸물거리면서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도 막기 어렵게 됐지만, 이제라도 속도감 있게 금지법을 만드는 모양새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김한정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야당은 '저자세다', '비굴하다'고 반대할 거다"라고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그러자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 말씀에 상당히 실망했다. 녹록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가. 맨날 그(야당) 핑계만 댈 것이냐"며 "177석이나 갖고 있는 판에 뭐가 녹록지 않다는 것이냐"고 재차 성토했다.


그러면서 "남북연락선이 없어지면 4·17 판문점 선언은 날아가는 것"이라며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너무 느리다. 이재명 지사가 하는 게 오히려 화끈하다. 통일부 장관이 그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서 이해찬 대표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국정원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서 이해찬 대표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국정원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전 장관 역시 "정부가 잘못한 것 때문에 야당으로부터 비아냥을 받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회피하면 스텝이 더 꼬일 것"이라며 "어차피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김여정 하명법이다 뭐다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것을 안 했지 않느냐"며 "비아냥을 들으면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잃어버리는 지지율이 있으면 잃어버려야 한다. 그래도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여론조사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선 안 된다"며 "정공법을 써야 한다. 야당이 협조를 안 해도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도 "말보다 행동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라며 조속한 대처를 당부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두 정상이 그간 쌓은 신뢰는 분명히 있다"며 "(비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까지 올라갔지만, 남아있는 두 정상의 신뢰가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지킬 수 있어야 하고 행동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하므로 미국과 야당, 국민을 설득하고 집권여당도 제도적·법적·정치적으로 강력하게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서 이해찬 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국정원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서 이해찬 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국정원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참석한 김태년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대북전단 살포금지 입법을 완료하겠다"며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고,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광복 100년이 되는 2045년에는 남북경제공동체를 완성해 실질적 동일의 단계에 이르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낙연 의원은 행사가 끝난 뒤 정부여당의 적극적 대처 주문에 "옳은 말씀이다. 원내 지도부가 빨리 이행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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