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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의 울분, "죄 꼭 물어야"…윤미향, 끝내 외면


입력 2020.05.25 17:23 수정 2020.05.25 17:3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윤미향)회견때 오라"했지만…끝내 모습 안보여

할머니 "위안부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

회견 내내 숨 몰아쉬며 울분·격분 토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25일 자신에 대한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끝내 불참했다.


앞서 19일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와 용서를 빌었다. 당시 이 할머니는 "마지막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윤 당선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정의기억연대의 전신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을 겨냥해 "생명을 걸고 끌려간 할머니들을 30년간 쭉 이용해왔다"며 "그들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하느냐. 이것을 생각하니 자다가 펑펑 울어버렸다"고 격분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처음 모금하는 사실을 알고 부끄러웠다"며 "왜 모금하는지 그것도 몰랐다. 따라다니면서 보니 농구선수들이 농구하는 곳에 기다렸고, 농구선수가 돈을 모금해 받아오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농구 선수들로부터 돈을 받아온 윤 당선인에게) 배가 고프니 맛있는 것을 사달라고 해도 '돈이 없다'고 답했다"며 "그래도 무엇인지 모르고 쭉 30년을 함께 해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김복동 할머니도 언급하면서 "나보다 2살이 많고, 눈 한쪽이 안 보이는 (김복동) 할머니를 미국으로 어디로 끌고 다니면서 고생시켰다"며 "(김복동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뻔뻔스럽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리느냐. 그것은 가짜의 눈물이다. 병 주고 약 주는 거다. 그것도 죄"라며 성토했다.


지난 19일 윤 당선자가 이 할머니를 갑자기 찾아와 무릎 꿇고 사과한 것을 두고도 "문을 열어보니까 윤미향 씨가 싹 들어오더라. 그날 너무 놀라서 넘어갈 뻔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나도 인간이다. (윤 당선인이) 찾아와 한 번 안아 달라고 해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안아줬는데, 내가 용서했다고 한다"며 "자기가 사리사욕 챙겨서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갔다. 나한테 얘기도 없었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용서를 구하느냐"라고 되물었다.


반면 이 할머니가 지난 3월 30일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을 때는 "윤미향 씨가 아주 큰 소리로 당당하게 '회견을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93세 고령인 이 할머니는 이날 회견장에 휠체어를 타고 도착했다. 여러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할머니는 정대협 측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던 것을 말할 때면 감정이 격해져 여러차례 울컥했고, 숨이 벅찬 듯 몰아쉬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도 윤 당선인을 향해 "죄를 지었으면 죄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장에 불참했는데 어떤 입장인가'란 질문에 "아직까지 그 사람은 자기가 당당하니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다.


국회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선 "그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 사퇴를 하든지 말든지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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