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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랑’을 이야기한 연극 ‘렁스’


입력 2020.05.15 18:44 수정 2020.05.15 18:45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김동완, 이진희ⓒ 김동완, 이진희ⓒ

단순하게 만든 런웨이 같은 하얀 무대 위에서 남녀 두 배우들이 쉴 새 없이 대사를 쏟아낸다.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를 고민하면서 관객들에게는 ‘좋은 사랑’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렁스’의 미디어콜에서 배우 김동완, 이진희, 성두섭, 이동하, 곽선영은 번갈아 무대에 올라 이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연극열전’ 여덟 번째 시리즈 ‘연극열전8’의 첫 번째 작품 ‘렁스’는 영국 출신 작가 던컨 맥밀란(Duncan Macmillan)의 대표작이다. 지난 2011년 미국 워싱턴을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 스위스, 홍콩 등에서 공연됐다.


무대 위에서는 오로지 두 사람만 서 있다. 매사에 진지하게 고뇌하며 ‘좋은 의도’를 갖고 행동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이 커플은, 평생 동안 사랑, 출산, 미래 나아가 지구에 관한 대화를 이어간다.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에도 그들의 선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날 전막 시연된 미디어콜에서는 다섯 배우가 서로 교차해 무대에 올랐다. 김동하와 이진희, 이동하와 이진희, 이동하와 곽선영, 성두섭과 곽선영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연극은 진행되는 내내 ‘좋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연이 끝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진희는 “공연을 보면 좋은 사람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연출님이) 연습을 하면서 2주에 한 번씩 좋은 사람에 대한 질문을 주셨다. 시험을 보는 것 같았다. 대본을 보며 그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무대 위에 있는 남녀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엔 모순덩어리지만, 무대 위 캐릭터가 완벽한 인물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곽선영, 성두섭ⓒ 곽선영, 성두섭ⓒ

김동완은 “세상을 향해서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질문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앞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좋은 사람’을 정의 내리기 어렵겠지만 좋은 점을 쫓아가면서 살아가야할까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은 다섯 배우가 모두 무대에 올랐지만, 본 공연은 오롯이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따로 상황 변화를 위한 무대 장치나 암전도 없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장소가, 상황이 바뀌고, 세월이 흘렀음을 알게 된다. 때문에 100분 내내 쏟아지는 배우들의 대사량은 ‘엄청’나다.


곽선영은 “여자 배우는 대사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더 큰 어려움은 연습하는 내내 수정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온전히 전달될까’ 하는 생각에 수정이 거듭됐지만, 다들 열심히 해서 결국은 외웠다. 진희 씨와 저는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외웠다”며 연습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배우들과 함께 기자간담회에 자리한 박소영 연출은 “남녀가 좋은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를 하지만 둘 다 모순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온전히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모순적인 모습조차 우리와 많이 닮아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미화하거나 옹호하지 말고 그 자체로 무대에 올리고자했다. 관객들이 자기와 닮은 부분을 찾고, 그런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으면 했다”며 연극 전체가 주는 의미를 설명했다.


연극 ‘렁스’는 7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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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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