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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서 결실 맺은 ‘양자통신’, 국가 지원책은 ‘지지부진’


입력 2020.05.18 05:00 수정 2020.05.17 20:14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통신사, 양자 기술 상용화 박차…개발 결실

‘ICT 특별법’ 과방위 넘었지만 핵심내용 빠져

경쟁국 비해 ‘걸음마 수준’…“공감대 형성해야‘

KT 연구원이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이 적용된 5G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있다.ⓒKT KT 연구원이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이 적용된 5G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있다.ⓒKT

SK텔레콤과 KT 등 민간기업 주도로 양자통신 기술 개발이 결실을 맺고 있지만 아직 국가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면서 지원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 국가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순조롭게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이다.


18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양자보안 5G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지난 14일 공개했다. 삼성전자, 양자암호통신 자회사 IDQ와 협력해 개발한 이번 제품은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했다.


양자통신은 미립자의 한 단위인 양자(quantum)의 중첩, 얽힘 등 독특한 물리적 현상을 응용한 기술이다. 기존 정보통신 기술의 신호전송과 연산처리보다 수백배 이상 빠르고 해킹과 감청 등 보안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갤럭시A 퀀텀 출시로 전 세계 양자보안 산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라며 “5G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SKT 고객들이 안심하고 ICT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차별화된 보안 솔루션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지난 11일 5G데이터를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로 암호화한 뒤 전송하는 필드 테스트에 성공했다. 이 테스트는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다.


서영수 KT 네트워크연구기술단장 상무는 “2019년부터 장시간 국내 최고 수준의 양자 암호 통신 전용 장비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간영역에서의 양자통신 개발은 활발하지만 정부나 국회 차원의 지원책은 미미하다. 실제 우리 정부도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445억원을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 ‘양자정보통신 진흥 종합계획’(가칭)을 준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면 반면 경쟁 대상인 유럽연합(EU)은 2028년까지 산하 기구로 ‘양자 플래그십’을 조직해 2028년까지 10억 유로(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과 일본 역시 천문학적인 투자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회에서도 오랜 시간 진통을 겪었던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 특별법)' 개정안은 지난달 과방위 문턱을 넘었지만 본회의 통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여기에 실증과 상용화 관련 필수 조항들이 빠지면서 실효성에도 의문이 가는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들이 양자통신 관련 기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가적인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아 중국 등 경쟁국들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켓리서치미디어는 세계 양자통신시장 규모가 2016년 4조3000억원에서 올해 6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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