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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축구장 4배 크기' 컨테이너선으로 재도약 노린다


입력 2020.05.03 05:00 수정 2020.05.03 04:5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부산신항서 4월 30일 첫 출항…아시아~북유럽 노선 투입

연료비·운항비 감축으로 경쟁력 제고…2021년 세계 8위 규모 도약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가 부산신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HMM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가 부산신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HMM

HMM(구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출항시키며 대한민국 해운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만4000TEU급 1호선인 'HMM Algeciras'(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는 지난달 30일 새벽 부산신항에서 출발했다.


이 선박은 부산을 비롯해 중국, 싱가폴,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영국 등을 오가며 HMM이 소속된 디 얼라이언스의 물량을 실어 나르게 된다.


특히 '알헤시라스'는 유럽대륙 최남단인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명으로, 유럽 항로에서 잃어버린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아 해운 재건을 이루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TEU는 가로 6m 길이의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뜻하는 것으로, 한 번에 2만4000개의 컨테이너박스를 실을 수 있다. 이 컨테이너 박스들을 한 줄로 나열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144km)의 직선거리와 맞먹는다.


이 선박에 초코파이를 실을 경우, 1TEU에 약 29만개(낱개 기준), 총 70억개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전세계 인구가 1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한 라면을 적재할 경우 총 5억5000만개,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4일 동안(11끼) 먹을 수 있다.


선박의 길이는 약 400m로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m) 보다 길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타워(555m, 세계 6위)보다는 작다. 폭은 61m, 높이는 33.2m에 달하며 최대속력은 22.5kts(41.7㎞/h)다. 갑판 넓이는 축구장의 4배 이상이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에너지 효율 대비 50% 이상 개선됐고 향후 LNG연료 추진선박으로도 교체가 가능한 기술이 탑재됐다.


부산신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박스들ⓒHMM 부산신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박스들ⓒHMM

화물 적재량은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선박 승무원은 23명으로 기존에 운영되던 3000~4000TEU급 선박 승무원 수와 동일해 비용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됐다.


이 선박을 시작으로 HMM은 앞으로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올해 9월까지 2만4000TEU급 12척을 인도받고,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HMM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3사와 약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초대형선 확보로 HMM은 해운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선박들은 HMM의 운송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과 최고의 연비 효율성을 갖춰 원가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HMM은 항로별 시황에 따른 선대배치 조정 능력, 선대운용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운항비용이나 연료비용에 있어 수 백억원 이상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HMM ⓒHMM

HMM은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도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HMM은 하팍로이드(Hapag-Lloyd, 독일), ONE(일본), 양밍(Yang Ming, 대만)과 함께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홍해, 인도 등 전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며, 총 33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중 HMM은 27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초대형선 20척(약 42만TEU)의 인도가 완료되면 선복량이 현재 45만TEU에서 약 90만TEU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되며 2021년 말 선복량 보유 기준 세계 8위 선사로 도약하게 된다.


HMM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2022년까지 약 110만TEU 수준으로 선복량을 확대, 세계 5위 선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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