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선자 분석해보니…코어는 586운동권, 외피는 엘리트계층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4.19 09:00  수정 2020.04.19 14:40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163명 살펴보니

판검사·공무원·군경·경영인 등 엘리트 포진

운동권·노동계·시민단체 일색에서 외연확장

엘리트 흡수현상 두고 ‘기득권’ 교체 분석도

선대위 회의를 위해 이동 중인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163명 가운데 고위 공무원과 성공한 전문직 종사자 출신이 47명으로 집계됐다. 민주화 운동권, 시민단체, 노동계 인사들이 대부분이었던 이전과 비교해 외연이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사회 엘리트 계층이 다수 민주당으로 흡수되고 있는 현상을 두고 민주당이 대한민국 사회의 ‘기득권’이 됐다는 방증으로 해석했다.


먼저 공무원 가운데 판사 출신은 중진 박범계 당선자를 비롯해 이수진·최기상·김승원·이탄희 당선자 등 5명이었다. 과거 1~2명 수준이던 검사출신은 백혜련·조응천·송기헌·주철현·김회재·소병철 당선자 등 6명으로 늘었다. 민홍철·윤재갑(군), 황운하·임호선(경찰) 등 군경출신도 4명이었다. 이외에도 김진표·이개호·김병기·송재호·윤준병·이성만·홍기원 당선자 등 행정고시 출신 관료들도 상당수 포진했다.


전문직 종사자들은 ‘변호사’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공익활동이나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병행하며 이름을 알리고 국회에 입성한 케이스다. 전해철 당선자가 대표적이고, 박주민·이재정·김남국·김용민·박상혁·민병덕·오기형 당선자 등이 있다. 박찬대·유동수 당선자는 회계사 출신이며 전혜숙·김상희 당선자는 약사가 직업이다. 전직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인 임오경 당선자도 이 전문직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경영인·경제인 그룹은 양향자·홍성국·이용우·이소영·박정·이상직 당선자 등 6명으로 집계됐다. 19대 국회까지 민주당 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그룹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반면 노동계 출신은 홍영표·이용선·한정애·김영주·남인순·진선미·김주영 등 7명으로 적지 않았으나 과거에 비하면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방송·언론인 출신은 박광온·박성준·고민정·강선우·이규민·윤영찬 당선자 등 11명이었다.


물론 ‘친문 운동권’ 당선자가 60여명으로 가장 많이 포진함으로써 여전히 주도세력임을 입증했다. 이들은 586 전대협 세대와 그 이전 운동권 인사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후 세대는 졸업후 시민단체나 노동계에서 활동을 하다가 정치권에 입문한 경우가 많다. 이인영·우상호·김민석·김승남·송영길·송갑석·김민기·홍익표·기동민·한병도·정청래·박용진·윤건영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다선중진이 많다.


당직자나 국회의원 보좌관 등 ‘정당인’ 출신도 28명으로 적지 않은 수를 자랑했다. 친문 성향이 강한 인물들로 분류되며 색채는 옅지만 운동권 경력이 있거나 인연이 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용진·황희·김한정·윤관석·안민석·이해식·송옥주·권칠승·김병욱 등이 이 분류에 해당한다.


종합하면 ‘친문 운동권’이 중심을 형성하고 외부에 공무원과 전문직 등 사회 엘리트 계층이 외피를 감싸는 구조로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의 중추인 586운동권 세대를 더 이상 ‘저항세력’으로 볼 수 없으며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586세대가 주류세력이 되었다는 것은 곧 그 세대를 대표하는 엘리트 계층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기득권층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국 사태는 그들이 그 동안 구축한 특권과 기득권을 2세에게 대물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과거 두 정권에서 10년, 이번 정권에서 이미 3년 간의 권력을 쥐고 있었다. 그 시간이면 충분히 사회 깊숙이 기득권의 뿌리를 내리고도 남는다”며 “꼭 비위는 아니더라도 20대 의원들 신고한 재산을 보면 민주당이나 통합당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평균은 민주당 쪽이 더 높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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