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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조국 리스크, 이제 시작일 뿐이다


입력 2019.09.10 03:00 수정 2019.09.10 05:59        이슬기 기자

도덕성 타격에 '반쪽 리더십'으로 출발

檢 수사 스케줄상 내년 총선까지 영향

국민들 마음 심판 이미 내려져

도덕성 타격에 '반쪽 리더십'으로 출발
檢 수사 스케줄상 내년 총선까지 영향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을 놓고 “조국 리스크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

우선 조 장관의 단기적 리스크는 조 장관과 검찰의 갈등관계다.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왜 검찰개혁 적임자가 꼭 당신이어야만 하느냐.”

꼭 조국이어야 하는 이유 불명확한데...
도덕성 타격에 '반쪽 리더십'으로 출발


조 후보자가 자신에게 검찰 개혁의 사명이 있다고 역설한 데 따른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조 장관의 구체적인 답변은 그의 취임사에 숨어있었다. 그는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사권 행사와 수사 통제를 개혁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 수사에 대한 지휘권을 갖는다. 하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보고를 받고 적극적 지휘에는 나서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밀행성을 위해서다. 조 장관이 적극적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면 검찰 구성원과의 마찰은 불가피하다.

청와대와 여당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부딪힐 때마다 정치권에서는 불안한 한숨이 새어나올 거라는 얘기다.

檢 수사 스케줄상 내년 총선까지 영향
국민들은 이미 마음 속 심판 내렸다


조 장관 임용에 국민들이 큰 상실감을 느낀다는 점은 더 큰 리스크다. 여권에서는 ‘조국 여파’가 내년 총선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기대일 뿐, 조 장관 배우자의 검찰 수사 결과 발표가 있을 때마다 민심은 요동칠 수 밖에 없다. 현재 검찰이 조 장관과 관련해 진행중인 수사 스케줄은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다.

9일 검찰은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이들 피의자에 대해 20일 내로 기소를 해야 한다. 9월 말~10월 초께 이들에 대한 기소가 이뤄질 경우,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들은 또 대서특필 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이 진행된다면, 1심 판결은 이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에 나오게 되는데, 1심 판결이 정부의 기대와 다르다면 그 파급력은 총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정에 따르면, 여당은 4월 총선 직전까지 ‘조국 리스크’를 지고 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슬기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슬기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조 장관은 청문 정국을 거치며 "이 정도로 검증받을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조 장관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수모를 겪으며 이 자리에 올랐겠지만, 더 단단한 각오가 필요할 듯싶다. 가장 큰 리스크는 국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이다. 건전한 상식, 일반적 경험칙에 비추어 이 사건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 검찰과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이미 국민들은 개개인이 판사가 돼 마음 속 심판을 내렸다. 조 장관 앞에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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