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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은퇴, 아픈 손가락 윤석민 언급 “라커룸에 와 있는데..”


입력 2019.07.14 09:07 수정 2019.07.14 22:2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은퇴사 도중 동료들 열거하다 전 에이스 윤석민 '소환'

후배 심경 헤아리고 팬들 마음 읽으며 '중간자' 역할

이범호가 은퇴식에서 전 에이스 윤석민을 언급했다. ⓒ 연합뉴스 이범호가 은퇴식에서 전 에이스 윤석민을 언급했다. ⓒ 연합뉴스

이범호(38·KIA)가 팀의 에이스였던 윤석민(32)을 언급하는 등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은퇴식에서 동료들을 챙겼다.

이범호는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홈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KBO 통산 2001경기 출전 타율 0.271 329홈런 1727안타 1127타점을 기록했다. 이제 이범호는 아내 김윤미 씨 송별사대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다.

은퇴식에 앞서 이날은 이범호 은퇴경기로 모든 선수들이 등번호 25와 이범호의 이름을 달고 뛰었다. 이범호는 마지막 경기에 주 포지션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통산 만루홈런 1위 이범호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경기 후 이범호는 은퇴사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팀을 잠시 떠난다. 돌아오면, 반드시 KIA 타이거즈가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약속했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 지명을 받은 이범호는 2010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부터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17년 10월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2사 만루 찬스에서 홈런을 터뜨렸고, 그 해 KIA는 통산 11번째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범호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그날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양현종 등 우승을 함께 멤버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KIA 윤석민은 현재 재활군에서 뛰고 있다. ⓒ 연합뉴스 KIA 윤석민은 현재 재활군에서 뛰고 있다. ⓒ 연합뉴스

KIA 에이스였던 윤석민도 ‘소환’했다. 이범호는 “사실 라커룸에 팔 아픈 윤석민이 와 있다. 빆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재기하는 것 못 보고 떠나 미안하다. 윤석민이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도록 큰 격려와 응원으로 보듬어 달라”고 당부했다.

윤석민의 야구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데뷔 후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보직을 가리지 않는 마당쇠 역할을 맡은 것은 물론 2011년 투수 4관왕에 오르며 MVP에 선정되는 등 양현종 이전 에이스로 군림했던 투수다.

MLB 진출을 노리다 실패를 뒤로 하고 2015년 친정팀 KIA로 복귀한 윤석민은 당시로서는 역대 최고액인 4년간 90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 잡혔고 ‘먹튀’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KIA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윤석민은 현재 재활군에서 뛰고 있다.

자신이 주인공인 은퇴식에서도 윤석민을 언급한 것을 보면 이범호에게도 아픈 손가락이다.

누구보다 가슴 아픈 후배 윤석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팬들의 마음 또한 읽고 있는 이범호다. “KIA 타이거즈가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선수들이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고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미래의 리더’ 이범호 은퇴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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