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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주자 연속인터뷰] 오세훈 "민주당 껄끄러워하는 나…'산토끼' 잡기 적임자"


입력 2019.01.21 04:00 수정 2019.01.21 10:56        조현의 기자

'죄송하다'던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당에 섭섭"

당시 당대표 洪에게 선전포고 "전대 나오면 논쟁해보자"

'죄송하다'던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당에 섭섭"
당시 당대표 洪에게 선전포고 "전대 나오면 논쟁해보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 사진 윗줄부터, 왼쪽부터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원내는 선수 우선, 원외는 가나다순).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 사진 윗줄부터, 왼쪽부터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원내는 선수 우선, 원외는 가나다순). ⓒ데일리안

"오세훈이 서울시장을 사퇴했다는 게 아니라 상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불참운동을 벌인 점을 문제 삼아야 한다. 개인적인 이해관계로 시장직을 사퇴한 게 아닌데 당이 함께 싸워주지 않았던 점이 아직도 섭섭하다. (당시 당 대표인) 홍준표 전 대표가 전당대회 후보로 나오면 그 부분에 대해 논쟁해봐야 한다."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전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서울 자양동의 한 식당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태를 회고하며 홍 전 대표를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오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말 입당할 때부터 시장직 중도 사퇴에 대해 "신중치 못한 정치 행보 때문에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그동안 반성을 많이 했다"고 한 만큼 섭섭함을 토로하는 모습은 의외였다.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현금살포형 복지' 맞서 우파 가치 못 지켰다
지선 때 당 도왔지만 당원 마음 푸는 게 중요"


그는 2011년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킨 데 반발해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 승부수를 던졌다. 오 위원장은 "처음에 내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발제했는데 서울시의회에서 거절했다. 그런데 시민단체에서 83만 명의 서명을 받아낸 덕분에 주민투표가 성사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가까스로 진행하게 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정작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재선의 서울시장으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오 위원장은 이 '사건'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오 위원장은 "민주당이 법의 허점을 이용했다. 부끄러운 역사"라며 "민주화 세력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책 투표에 '나쁜 투표'라는 프레임을 씌웠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사라진 요건이지만 당시엔 투표율 33.3%가 넘겨야 투표함을 열 수 있었다. 민주당은 당시 당 차원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불참운동을 벌여 투표를 무산시켰다.

다만 오 위원장의 '진짜 화살'은 우파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투표함을 열었다면 '무상급식 반대'에 다수의 득표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당에서 상대(민주당)에게 '질 것 같으니 포기한 게 아니냐'며 같이 싸워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상급식이 '현금살포형 복지'의 시작이었다"며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했더라도 우파가 스스로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장직 중도 사퇴와 더불어 2017년 탄핵 국면에서 탈당·복당한 전력 때문에 그간 당내에서 탐탁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오 위원장은 입당과 동시에 국회 의원회관과 전국을 돌며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오 위원장은 '당이 어려웠던 지난 2년 동안 안 보이다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등장했다'는 지적에 "당원들을 만나면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따끔하게 '왜 탈당했느냐'며 꾸짖거나 섭섭함을 표하는 분들도 있다"며 "생각보다 (반응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지방선거 때 서울, 경기, 충청, 대구, 구미 등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한 것을 설명하면 흔쾌히 '그랬냐'며 이해하는 분도 있고, 끝내 오해를 풀지 못하는 분도 있어 난감하다. 이들의 응어리 진 마음을 푸는 게 선거운동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했다.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洪 출마? 선거 참패 후 첫 전대…자제하는 게 도리
싸움꾼처럼 목청 높인다고 선거 이기는 거 아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오 위원장은 유세지원을 해달라는 한국당 후보들의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바른정당을 탈당한 뒤 어느 당에도 몸담고 있지 않았던 오 위원장이 한국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입당 1개월 만에 당 대표에 출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오 위원장은 입당 시기와 관련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며 "지방선거 때 당을 도왔는데 '2년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는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건 난감하다. 지방선거 때 입당을 한 후 선거운동을 도왔다면 나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당권 도전을 결심했다. 그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로 자신을 꼽은 점을 언급하며 "국민적 호감도가 높은 내가 중도층 표심을 빼앗아갈 것 같단 의미로 그렇게 말한 것 같다"며 "'집토끼'(기존 지지층)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후보와 '산토끼'(부동층)를 끌어낼 수 있는 후보가 있는데 나는 후자"라고 자신했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그는 "현역 의원인 다른 당권 주자들과 달리 나는 장소도 없고 인력도 없다"며 "기본적인 준비를 하는 데에만 시간이 꽤 걸린다. 황교안 전 총리도 출마하는 등 타이트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데 그런 부분도 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의 '싸움꾼' 이미지에 대해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목청을 높여 싸운다고 해서 성과를 내는 게 아니다. 설득력 있는 언어를 통해 어떻게 국민의 호감을 얻고 우군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노를 자극하는 선동은 우리 편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어도 선거에서 승리하는 효과는 거두기 어렵다"며 "전투력도 여러 종류의 전투력이 있다.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투력"이라고 했다.

오 위원장에게 '싸움꾼' 홍 전 대표의 출마설에 관해 물었다. 그는 "누구라도 출마할 자유는 있다"면서도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에 첫 번째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선 (출마를) 자제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 두 번째라면 모르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권 언급하긴 시기상조…일단 백의종군
흠 없는 후보 없다…'중간자' 내가 적임자"


오 위원장은 최근 한국당의 험지인 서울 광진구을의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이곳을 맡게 된 배경엔 그의 '승부사 기질'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공천 방식에 대해서도 이같은 면모를 드러냈다.

오 위원장은 "공천은 다를 게 없다. 일단 이겨야 한다"며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에 대해선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전략공천에 대해선 "'공천 학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당권을 쥔 사람이 자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욕심이 작용할 수도 있다"며 "상향식 공천과 전략 공천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천으로 인한 계파 갈등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 위원장은 "선거 전에 공천을 받기 위해 특정 지도부에 의존하는 형태가 생기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 입에서 '저 사람들 또 밥그릇 가지고 싸우는구나'하는 말이 나온다"며 "그러는 순간 총선을 필패한다"고 말했다.

유력한 차기 보수 리더십으로 떠오르고 있는 그에게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아직 대권 도전에 대해 언급하기는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지은 죄가 많다. 마음 같아서는 일단 백의종군하면서 그동안 저질렀던 실수 등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당원들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2022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오 위원장은 다만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다"며 "지난 대선 때 보수우파의 가치를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줬다. 지금부터라도 바닥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겠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오 위원장은 당내 한 의원이 자신에게 건넨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 친박 의원이 '당신에게 심리적 거부감이 있었는데 중간자 역할을 하기 손색이 없다. 탈당하다 돌아왔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중간자적인 입장에 있는 만큼 보수통합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를 마련하는 시금석"이라며 "당권 주자 가운데 아킬레스건이 없는 사람이 없다. 우리 당의 가치를 지켜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최종적으로 승리를 일궈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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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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