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고 넘어가겠다"던 조명균, 3일 만에 "그 자리에 없었다"
與 "총수들에 전화하니 농담조"…野 "기업인 입막음 강요"
"짚고 넘어가겠다"던 조명균, 3일 만에 "그 자리에 없었다"
與 "총수들에 전화하니 농담조"…野 "기업인 입막음 강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 측 재벌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느냐'고 했다는 발언을 두고 1일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돌연 "그 자리에 없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장관은 '농담조'였다고 해명했고, 청와대는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리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조 장관에게 "리 위원장이 평양 옥류관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나타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핀잔을 준 것이 맞느냐"고 질의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국감장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던 조 장관은 3일 만에 말을 바꿨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해 전해서 들은 것이라 뭐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與 "농담이었다"…靑 "사실관계 모른다"
민주당은 당시 방북했던 재벌총수 3~4명에게 직접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국가정보원 국감에서 "내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회담에 참석한 기업 총수 절반에게 전화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다거나 혹은 들었는데 심각한 게 아니고 농담조로 말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리 위원장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게 없다"며 "홍 원내대표가 하신 말씀을 들어보면 사실관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야권은 여당이 기업 총수들에게 입막음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멀쩡한 기업 총수들을 줄줄이 평양으로 데려가 줄 세우기를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말이 있어도 없는 척 입막음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지난 10월 11일 통일부 국감 후 국회 외통위원들과 조 장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조 장관이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했다.
한편 서훈 국정원은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언론을 보고 알았다"며 "사실이라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