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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벤투호, 데뷔전서 보인 전술적 색채는?


입력 2018.09.08 14:42 수정 2018.09.08 14:42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좌우 측면 공간 적극 활용하는 공격 전개 돋보여

베일에 쌓여있던 벤투호가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베일에 쌓여있던 벤투호가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베일에 쌓여있던 벤투호가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8시(한국시각)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이재성과 남태희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북중미의 강호이자 한국(57위)보다 피파랭킹이 높은 32위의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은 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아직까지 선수 파악이 완전치 않았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구사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훈련 기간은 고작 4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경기를 통해 벤투 감독의 색깔이 잘 드러났다. 가장 큰 특징은 좌우 측면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공격 전개다. 특히 무의미하게 볼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았다.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는 2선 공격수들의 위치가 대폭 높은 지점으로 올라간 것이 눈에 띄었다. 이는 상대 수비 라인의 전진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물론 한국은 3선 미드필더와 2선 공격수의 간격이 다소 벌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간극을 상쇄한 것은 기성용과 정우영의 빠른 좌우 오픈 패스였다. 짧은 패스로 세밀하게 전진하기보단 측면 공간을 적극 활용했다. 상대 수비 라인의 좌우 간격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전략이었다. 또한 좌우 풀백 홍철과 이용이 적극적으로 올라가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파이널 써드까지 전진할 경우 공격 작업은 한층 달라진다. 좌우 윙어들이 중앙으로 좁혀오고, 풀백들의 침투가 두드러졌다. 특히 빠른 원터치 패스로 상대 측면 수비 뒷 공간을 무너뜨리는 패턴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다.

손흥민은 충분한 자유도를 부여받았다.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돌파와 탈압박, 이타적인 패스, 강력한 슈팅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 벤투 감독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활용한 전술을 손흥민에게 대입시킨 듯 보였다.

2선의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의 스위칭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면 이재성이 왼쪽에서 플레이했다. 남태희도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환상적인 발 재간과 개인기를 선보이며 코스타리카 수비를 흔들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다양한 전술과 선수 조합을 테스트했다. 기성용을 빼고, 장현수를 3선으로 전진배치 시켰다. 이에 후반전에는 장현수-정우영 콤비가 가동됐다. 대체로 패스의 정밀함은 떨어졌으나 포백 보호는 훨씬 단단했다.

한국은 속도와 파워에서 모두 코스타리카를 압도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홈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이는 데뷔전은 언제나 어렵고 부담스럽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적어도 그에게 무색무취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짧은 기간 동안에도 강도 높고 세심한 훈련을 통해 성과를 보였던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 아닐 수 없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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