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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첫날, 알바도 고객도 우왕좌왕


입력 2018.08.01 16:29 수정 2018.08.01 16:48        최승근 기자

21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텀블러 고객에 할인 혜택…이용률 낮아 유명무실

머그잔 위생상태 불신도 일회용컵 선호에 한 몫, 점주는 인건비 증가 부담

8월1일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데일리안8월1일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데일리안

“손님, 머그잔에 드릴까요? 일회용컵에 드릴까요?”

1일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를 어겨 적발 되는 업체에게는 처음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세 번 이상 이면 200만원까지 액수가 올라간다.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첫날,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평소보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최근 연이은 폭염이 계속되면서 시원한 음료를 찾아 커피전문점을 찾는 손님들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머그잔 사용 유무를 묻는 질문이 추가되면서 주문 시간이 늘어난 탓이다.

정부 지침을 의식해서인지 주문을 받는 직원들은 일일이 테이크아웃 여부를 물어보며 머그잔 사용을 권하고 있었다. 하지만 머그잔을 사용하겠다는 고객들은 10명 중 2~3명에 불과했다.

회사원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맞춰 돌아가야 하다 보니 여유 있게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광화문 커피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장모씨는 “점심시간에는 어느 커피집을 가도 15분 이상 대기는 기본”이라며 “여유롭게 앉아서 커피를 다 마시기는 힘들다. 먹다가 회사로 들어갈 때 가져가기 편해서 일회용컵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회용컵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는 머그잔 위생상태에 대한 불신도 한 몫 하고 있었다. 직장인 박모씨는 “다른 소비자들이 사용했던 컵을 세척해 다시 사용할텐데 얼마나 깨끗하게 닦을지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 돈 주고 커피를 사먹으면서 불안감을 갖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커피매장을 찾는 소비자들 중에는 이날부터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된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계산대 앞에 머그잔 사용을 독려하는 알림판이 비치돼 있기는 하지만 매장이 혼란한 탓에 주의 깊게 알림판을 보는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문 시 매장 직원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례도 종종 목격됐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실 경우 머그잔으로 제공하겠다고 하자 이를 거부하고 일회용컵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매장 직원은 일단 머그잔으로 제공하고 밖으로 나갈 때 다시 일회용컵으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일회용컵 사용 금지 조치를 모르는지 주문 시 머그잔 사용 여부를 아예 묻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사례는 대형 프랜차이즈 보다는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매장에서 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월 환경부와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등 16개 커피전문점과 5개 패스트푸드점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율협약을 맺기도 했다.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자율협약에 따라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리필,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매장이 늘기는 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이용률은 낮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리필,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데일리안일부 커피전문점들은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리필,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데일리안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되면서 가맹본부들과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부담도 더 늘게 됐다. 금지 조치를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데다 머그잔 세척 등 할 일이 더 늘어서다. 특히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개인 커피전문점의 경우 머그잔 추가 구매와 일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더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커피프랜차이즈 매장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매장 직원을 줄이는 마당에 머그잔 회수와 세척 등 매장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은 오히려 늘었다”며 “현장 직원들도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점주들도 서비스와 단속 사이에서 부담이 가긴 마찬가지다. 서울 중구에서 비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씨는 “시행 초기라 단속이 걱정되기는 한다”면서도 “일회용컵에 달라고 해 매장에서 마신다고 해서 손님들을 내쫓을 수도 없지 않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게시판이나 기사 댓글 등에는 일방적인 단속 보다는 소비자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올라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일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환경부담금을 물려 사용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회용컵을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소재로 만들어야 한다’ 등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머그잔 사용이 어려운 매장들은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종이컵으로 대체하기도 했다.ⓒ데일리안머그잔 사용이 어려운 매장들은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종이컵으로 대체하기도 했다.ⓒ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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