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대표 진보 정치인 노회찬의 사이다 어록…“삼겹살 판 갈아야”


입력 2018.07.23 15:36 수정 2018.07.24 18:18        황정민 기자

드루킹 정치자금 수수 의혹 23일 투신사망

대중 친화적 재치있는 입담으로 주목 받아

드루킹 정치자금 수수 의혹 23일 투신사망
대중 친화적 재치있는 입담으로 주목 받아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했다. 국회 정의당 원내대표실이 적막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했다. 국회 정의당 원내대표실이 적막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드루킹’에게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유서에서 ‘금전을 받았으나 청탁과 무관했다’고 했다.

노동운동계 정치인을 대표하는 노 원내대표는 그간 재치 있고 대중 친화적 입담으로 주목 받아왔다. 지지자들을 열광케 했던 그의 어록을 되돌아봤다.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 먹어 판이 새까맣게 됐으니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남긴 말이다. 기존 정치 기득권을 깨야한다는 메시지를 고기 불판 교체에 빗댔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리시험에 커닝까지 있었으나 합격자 발표는 유효하다? 역사에 남을 판결이다”

헌법재판소가 2009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강행처리한 ‘미디어법’에 대해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효력은 있다고 결정을 내리데 따른 지적이다.

“우리나라랑 일본이랑 사이가 안 좋아도 외계인이 침공하면 힘을 합해야하지 않겠나”

2012년 정옥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 토론회에서 당시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였던 노 원내대표에게 “같은 당도 아니면서 왜 하나인 것처럼 행동하나”라고 한데 대한 답변이다.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당시 무소속 대선후보의 단일화가 한창 이슈였다.

“그런 식이면 모 방송국의 ‘나는 자연인이다’ 그 분들도 전부 다 위장전입이다”

노 원내대표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각료 후보자들이 위장전입 의혹에 처하자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이지만 내용을 보면 감점요인은 돼도 실격 처리할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 같이 비유했다.

“네”

노 원내대표는 한 글자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방송사 토론회에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책보복하지 마시라. 20조원을 넘게 쓴 4대강 사업을 이제와서 철거하고 수중보를 철거하면 그게 잘하는 일이냐”라고 반문하자 “네”라고만 했다.

이처럼 노 원내대표는 촌철살인 입담으로 소수정당인 정의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사망 직전까지 정의당 원내대표로서 당을 선두에서 진두지휘했다.

그는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05년 8월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테이프에서 삼성그룹에게 이른바 ‘떡값’을 받았다고 나온 전·현직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해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드루킹’(김동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특검 수사 중에 불거졌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지난주 여야 원내대표 미국 방문 중 “어떤 불법자금도 받지 않았다. 수사에 당당히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으나 23일 유서를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황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