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12일(한국시각)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FA컵’ 밀월(3부 리그)과의 8강 홈경기서 손흥민의 3골-1도움 활약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전반 8분 만에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아웃돼 중대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전반 41분, 에릭 다이어의 패스를 받아 잠시 볼을 흘렸지만 그대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어 후반 9분에는 뒷공간에서 한 번에 날아온 패스를 볼 트래핑 없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팀이 5-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에 나왔다. 손흥민은 역습 과정에서 왼쪽서 올라온 크로스를 왼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입성 이후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리그가 아닌 FA컵에서의 3골 골폭풍이었지만, 이번 맹활약으로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됐다. 최근 손흥민은 리그에서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토트넘 선수로는 2004-05시즌 저메인 데포(4골) 이후 12년 만에 FA컵 득점왕에 도전하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FA컵에서 6골-1도움을 기록, 이미 탈락한 커즌 애쉬턴 소속의 애덤 모건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미 4강에 올라 손흥민이 골을 추가할 여지가 있다.
더불어 2012-13시즌 앨더숏 타운의 대니 힐턴(8골) 이후 6골을 넘기는 득점왕이 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토너먼트제를 유지하고 있는 FA컵은 아무리 강팀이라도 1경기 만에 탈락할 수 있다는 변수를 안고 있다.
여기에 스쿼드 로테이션을 쓰고 있는 팀들도 상당해 최근 들어 득점왕들은 10골을 넘기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10골을 넘긴 선수는 전무했으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6골 이하에서 득점왕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이미 6골을 넣은 선수다.
지난 10년간 FA컵 득점왕. ⓒ 데일리안 스포츠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이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다.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대부분의 팀들은 FA컵보다 리그 또는 유럽 클럽대항전에 많은 신경을 쓴다. 따라서 3라운드(64강)부터 참가하게 되는 FA컵에서는 유망주 또는 벤치 멤버들을 주로 내보내곤 한다. 이에 팀을 대표하는 골잡이들의 골을 넣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꾸준하게 FA컵 경기에 나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그렇다고 득점왕을 안심할 수는 없다. 6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에 이어 시오 월콧(5골, 아스날)과 페드로(첼시), 세르히오 아게로(이상 4골, 맨시티)가 바짝 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속한 팀들은 FA컵에서 생존해있다.
물론 FA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고 득점왕 수식어가 붙는 것은 아니다. FA(잉글랜드 축구협회) 역시 득점왕에 대해 따로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 이적 후 연착륙에 애를 먹다 올 시즌 비로소 주전 입성에 성공했다. 포메이션에 따라 벤치에 앉기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토트넘의 중요 공격 자원으로 분류된다. 다가올 4강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해 1990-91시즌 이후 토트넘의 FA컵 결승행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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