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 차우찬, 기우에 그칠 오버페이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12.28 11:02  수정 2016.12.29 09:27

FA 계약 총액 놓고 “지나치다” 비판도

막강 불펜, 라이온스파크 떠나 잠실 홈도 호재

미래가치만 높고 본다면 차우찬에 대한 LG의 투자는 합당해 보인다. ⓒ LG트윈스

차우찬은 과연 95억 원의 가치가 있는 투수일까.

스토브리그서 FA 대박을 터뜨리며 LG트윈스로 이적한 차우찬을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통산 평균자책점이 4점대 중반에 이르는 투수에게 LG가 오버페이를 했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FA 계약이 그간의 공로에 대한 보상이 아닌 철저하게 미래가치를 고려해 책정됐다면 얘기가 또 달라질 수 있다. LG 역시 차우찬에 대한 기대치가 이번 협상 금액에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

차우찬의 가장 큰 매력은 내구성이다. 그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몸을 불살랐지만 특별한 부상경력이 없고,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꾸준함이 매력이다.

과거 LG는 진필중, 박명환, 정현욱 등 FA 시장에서 투수를 영입해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상이 가장 컸다.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도 차우찬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올 시즌 12승 6패 평균자책점 4.73의 성적도 내년에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차우찬은 잠실에 좀 더 특화된 투수다.

표본은 적지만 지난 시즌에는 14.2이닝 1.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 역시 2승 평균자책점 2.82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뜬공 비율이 많은 차우찬이 ‘홈런공장’ 라이온스파크를 떠나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두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날개를 단 격이다.

올 시즌 성장을 이룬 LG의 외야진은 내년 시즌 차우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줄 수 있다. ⓒ 연합뉴스/LG트윈스

차우찬을 도울 LG의 외야 수비력 역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올 시즌 성장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쫓은 LG는 김용의, 문선재, 이천웅, 채은성, 안익훈 등 젊고 빠른 외야수들이 성장을 이루며 전력에 안정화를 가져왔다. 수비 지원을 등에 업은 차우찬의 방어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여기에 차우찬의 뒤에는 또 다른 든든한 지원군이 존재한다. 바로 불펜이다.

삼성은 올 시즌 안지만과 임창용의 이탈로 뒷문이 확실히 헐거워졌다. 8월 전까지는 불펜방어율이 9위에 위치할 정도로 선발투수들의 승리와 방어율을 지켜주지 못했다.

반면 LG는 올 시즌 NC, 넥센에 이어 불펜 방어율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뒷문이 막강했다. 마무리 임정우가 풀타임 마무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이동현, 김지용, 윤지웅, 진해수, 정찬헌 등으로 올 시즌 도약을 이룬 불펜은 내년 시즌에도 건재하다.

차우찬이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고 내려와도 그 다음부터는 불펜진이 총동원돼 차우찬의 승리를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계약을 놓고 아직도 논란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성적이 향상될만한 긍정적인 요소들이 한데 모여 차우찬의 몸값을 형성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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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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