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랭킹 10위)은 오는 3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리는 ‘UFC 207’에서 사피딘(랭킹 13위)과 웰터급 매치를 치른다.
랭킹 3위 데미안 마이아(39·브라질) 리벤지를 원했던 김동현에게 만족스러운 레벨의 상대는 아니지만, 2016년 마지막 대회인 데다 론다 로우지의 복귀 대회인 UFC 207 메인 카드로 올랐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김동현은 최근 두 번의 매치를 자신의 부상과 상대의 부상으로 날렸다.
지난 8월 UFC 202에서 당시 랭킹 7위인 닐 매그니와의 웰터급 매치를 앞두고 전지훈련 중 당한 무릎 부상으로 기회를 날린 김동현은 많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설상가상, UFC 페더급과 라이트급 챔피언에 동시에 올랐던 맥 그리거와 훈련한 거너 넬슨과의 대결은 상대의 부상으로 불발돼 입술을 깨물었다.
UFC 열풍이 불고 있는 곳에서 메인 이벤트로 인기 파이터와 붙는다는 것에 큰 기대를 했던 김동현으로서는 못내 아쉽다. 하지만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해 해를 넘기는 듯했던 김동현에게 맷 브라운의 대체투입으로 인해 같은 처지가 된 사피딘과 2016 마지막 대회에서 격돌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렇게 김동현이 두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사이 마이아는 너무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웰터급으로 내려와 가진 체급 데뷔전(UFC 148)에서 김동현을 눌렀던 마이아는 매그니와 브라운, 그리고 지난 8월 콘딧까지 완파하며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마이아에게 설욕을 원한다면 당장 눈앞에 사피딘부터 어렵지 않게 이겨야 한다.
김동현이 근소하게나마 우위다. 킥복싱을 베이스로 한 강력한 킥과 정확한 펀치로 한때 웰터급 상위권 타격가로 불렸던 사피딘은 주무기가 로우킥이다. 빠르면서도 묵직한 킥으로 하체를 집중 공격한다. 지난 2014년 임현규는 사피딘에게 많은 로킥을 허용하며 고전했고, 결국 판정패로 물러났다.
UFC 임현규는 사피딘 로우킥에 고전했다. ⓒ 게티이미지
하지만 웰터급에서 탑그래플러로 꼽히는 김동현에게 마음 놓고 킥을 하기란 쉽지 않다. 사피딘이 좀처럼 테이크다운을 당하지 않는 강점은 있지만 타격 검비네이션 외 움직임이 썩 좋지 않은 만큼, 주무기 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는 어렵다.
김동현 입장에서는 사피딘의 로우킥만 철저히 봉쇄하면 서로의 경기 스타일상 승리 가능성이 높다. 로우킥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거리를 주지 않고 달라붙어 그라운드로 끌고 가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UFC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트라이크포스 챔피언을 지낸 사피딘 역시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어떤 전략을 수립하느냐는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자신감은 이미 안고 있다. 그래플러로서 타격가를 상대할 때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있다. 이미 김동현은 지난해 11월 서울 UFC 대회를 앞두고 “대회 흥행을 위해 내가 홈에서 승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사피딘을 나에게 붙이면 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두호가 접전 끝에 당한 스완슨전 패배의 아쉬움, 과거 임현규 패배의 설욕 등 김동현이 이겨야 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시간들의 만회다. 마이어급과 붙기 위해서는 사피딘전 압승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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