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브, 코딱지에 감춰진 ‘메날두 학살자’ 기질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6.17 07:58  수정 2016.06.17 16:03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뢰브가 이끄는 독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역대 독일 대표팀 감독 중 최고 승률
메시, 호날두도 메이저 대회에서 무승


월드컵 4회와 유로 대회 3회 우승의 업적을 이룬 독일 축구 대표팀에서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수놓은 감독은 누구일까.

독일 축구는 초창기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표팀을 관리하다 지난 1926년 오토 네어츠 감독을 선임하며 전임감독제를 실시했다. 이후 9명의 감독을 거쳐 지금의 요하임 뢰브가 10대 사령탑에 오르며 10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사실 뢰브 감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더러움’이다. 그는 꽃중년 외모에도 불구하고 경기 도중 축구팬들을 경악과 충격으로 몰아넣는 행동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뢰브 감독은 지난 13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2016’ 조별리그 1차전서 또 다시 불결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독일이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를 지켜보던 뢰브는 갑자기 자신의 손을 바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의자에 앉았고, 손을 코에 가져가 냄새를 맡는 충격적 행동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뢰브 감독의 냄새 집착증은 독일 대표팀의 경기 때마다 포착되는 장면 중 하나다. 그는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는 물론 친선전에서도 경기에 집중하게 되면, 코를 판 뒤 그대로 손을 입에 가져가는가 하면,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자신의 겨드랑이를 손으로 문지른 뒤 냄새를 맡기도 했다.

이는 해외에서도 유명한 볼거리 중 하나로 통한다. 특히 독일의 축구 특집 프로그램에서는 아예 뢰브 감독의 기행만을 모아 방송에 내보내는가 하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Joachim Low picks his nose(코를 파는 요아힘 뢰브)’라는 검색물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뢰브 감독을 ‘더러움’만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역대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들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역대 10명의 독일 대표팀 감독들 중 7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한 감독은 뢰브 감독을 포함해 6명이다. 이 가운데 70년대 독일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헬무트 쇤이 유로 1972와 1974년 월드컵 등 유일하게 메이저대회 2회 우승을 경험했고,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들어 올린 뢰브 감독이 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 독일의 지휘봉을 잡은 뢰브 감독은 지난 우크라이나전까지 총 132경기를 치렀으며 88승 22무 2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승률 역시 66.7%로 역대 독일 감독들 중 1위에 올라있다.

뢰브 감독이 더욱 대단한 이유는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이라 일컬어지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킬러라는 점이다.

뢰브 감독은 수석코치로 참가했던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8강서 물리쳤고, 호날두가 중심이 된 포르투갈을 3~4위전에서 제압했다. 그리고 메시, 호날두의 독일 악몽이 시작된다.

독일은 유로 2008 8강전에서 다시 포르투갈을 만나 3-2로 격파했고, 2년 뒤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를 4-0으로 대파했다. 이후 유로 2012 조별예선에서 다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은 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다시 만나 4-0이라는 충격적 대패를 안겼다. 그리고 결승전에서는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메시의 꿈을 좌절시켰다.

그나마 메시는 2010년과 2014년 친선전에서 두 차례 승리를 거두며 위안을 얻을 수 있었지만,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뢰브가 이끄는 독일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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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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