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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식당 종업원 중산층 이상으로 봐야 '상식'


입력 2016.05.29 06:43 수정 2016.05.29 06:46        목용재 기자

민변 공개한 '서면위임장', 국내 입국 북한 식당종업원 12명 모두 평양 거주자

전문가 "평양 거주자들은 일종의 특권층…일반 주민들과 다른 '시민증'"

지난 4월초 입국한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자료사진) 통일부 제공 지난 4월초 입국한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자료사진) 통일부 제공

"4월초 입국한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중산층이라기 보다는 선발된 계층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당초 중산층 이상이라고 발표된 바 있지만 정정할 기회가 없었다."

지난 24일 통일부 당국자가 4월초 입국한 북한 해외식당 13인을 '중산층 이상'이라고 특정해 발표한 것에 대해 정정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인 탈북과 관련된 긴급 브리핑에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식당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우리로 치면 중산층 이상, 비교적 성분도 좋은 사람들이다. (북한 당국이 식당 종업원을) 해외로 보낼 때 여러 가지 여건이 좋고 성분도 좋아야하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24일 통일부 당국자의 입장은 기존 발표에 대해 '톤다운'한 셈이다.

24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북한 식당 종업원 12인에 대한 인신구제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공개한 '서명위임장'에 따르면 탈북한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 12인은 모두 평양에서 태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시민증'을 지급 받은 평양거주자들이다.

민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기열 교수가 (종업원들의 북한) 가족들이 작성한 위임장 및 위 위임장을 작성하는 가족들의 동영상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같은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남조선으로 유인랍치된 피해자가족들 재미동포에게 위임장 전달'이라는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로 입국한 탈북자들의 이름, 나이, 거주지 등의 정보를 가족들이 직접 적고 위임하는 모습을 내보낸 바 있다.

국내로 입국한 북한 여성 종업원 12인의 가족들이 작성한 '서명위임장'에 따르면 12인 전원 평양출신으로 평양 만경대구역, 동대원구역, 선교구역, 모란봉구역, 서성구역, 락랑구역, 대성구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또한 북한에서 평양 밖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경우 '공민증'을, 평양시민들의 경우 '시민증'을 신분증으로 지급한다. 여성 종업원 12인은 북한 당국이 특별히 대우하는 계층인 셈이다. 특히 일반 북한 주민들에 비해 삶의 질도 좋다는 평가다. 복수의 탈북자들은 평양시민들을 적어도 '중산층' 혹은 '중상층'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26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평양의 가정은 일반 북한 주민들의 가정보다 유복하다고 봐야한다. 특히 자식을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 내보내려면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뇌물을 위한 자금도 필요하기 때문에 중산층 정도는 돼야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서 하자가 없다. 특히 평양시민들은 시민증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말했다.

인민무력부 상좌출신의 탈북자도 본보에 "평양에는 중앙기관, 정부부처, 군 등의 기관이 집중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평양 서성구역의 사는 사람들의 경우 인민군 장교 등 간부의 자제일 수 있다"면서 "평양 서성구에는 인민무력부 군관들의 아파트가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장에서 드러난 고위층 타령의 진실'이라는 글에서 종업원들의 가족들을 인용, "남조선으로 끌어간 우리 처녀들의 부모들이 고위층 간부들이고 그 무슨 특별대우를 받는 계층의 자식들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우리나라로 입국한 종업원들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인사들은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신분을 '릉라도대외일군기술자양성소 로동자', '인민봉사총국 차수리공장 로동자' 등으로 소개하면서 '일반인'인 점을 강조했다.

이에 탈북자들은 평양시민들이 '평양시민증' 보유 사실 자체만으로 특권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평양 출신의 탈북인 작가 림일 씨는 "평양의 일반 노동자라고 하더라고 평양 밖의 노동자보다 성분이 좋은 노동자들"이라면서 "지방이랑 비교하면 평양시민들은 평균적인 중산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평양에서도 빈부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도 "평양에 거주하면서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 나갔다면 적어도 중산층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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